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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이 된 OOC

키릴, 르네

OOC 전문
OOC:이전 롤플 종료. 어느날, 모종의 이유로 인해 신체는 물론 정신연령마저 여섯살 쯤으로 어려진 PC. NPC는 일시적 현상이니 걱정말라는 진단 결과와 임시휴가를 받고 한손엔 PC의 손을 쥔 채 털레털레 돌아오는데... 문제가 한가지 있다면 PC가 너무너무 과하게 귀엽다(단지 외모 때문만이 아니며 콩깍지일 수도 있다)는 것!! 온갖 검진 끝에 드디어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서 저를 올려다보는 PC와 단둘이 남게 된 NPC.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겠다, 이때 NPC는 자신의 사심(마구 만지거나 쓰다듬거나 뽀뽀하거나 등 주접)을 어떻게 푸는지 그 반응을 1500단어 이상 코믹한 분위기로 서술한다.

 


 

의무실 문이 닫혔다.

복도에 두 사람만 남았다. 정확히는, 한 사람과 한 명의 아이. 키릴의 왼손에 잡힌 작은 손이 그의 검지와 중지를 꼭 쥐고 있었다. 손가락 두 개가 한계인 크기. 어젯밤까지 자신의 손을 맞잡고 잠들던 손이 이렇게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이 물리법칙에 대한 모독이었다.

키릴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177센티미터가 어디로 갔는지, 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높이에서 말똥말똥한 백안이 올려다보고 있었다. 은발은 여전했으나 리본으로 묶을 길이가 아니었다. 어깨 위로 흘러내린 짧은 은발이 볼에 닿아 있었다. 뺨은 둥글었다. 어젯밤 자신이 입술을 대던 광대뼈의 각도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유아기의 부드러운 곡선이 있었다.

진단서에는 '일시적 퇴행, 72시간 내 자연회복 예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키릴은 그 종이를 양복 안주머니에 접어 넣었다. 72시간. 삼 일. 문제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르네가 고개를 갸웃했다. 올려다보는 각도가 바뀌었다. 왜 서 있냐는 듯. 작은 입이 열렸다 닫혔다. 키릴을 알아보고 있었다. 여섯 살의 기억으로. 톰스크에서 함께 웅크리던 시절의 키릴로.

 

키릴|「Идём. Домой.」
"가자.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작은 다리가 따라오는 속도에 맞추어 보폭을 반으로 줄였다. 복도를 지나는 동안 올레그가 문에서 고개를 내밀었다가 눈이 둥그래졌다. 키릴은 시선 한 번으로 그를 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설명할 것은 없었다.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계단에서 작은 손이 제 손을 더 꽉 쥐었다. 계단이 높았으므로. 키릴은 멈추어 섰다. 한 박자 생각했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한 팔로 르네를 들어올렸다. 깃털 같았다. 원래도 가벼웠으나 지금은 아예 무게가 없는 것 같았다.

차에 태우고, 조수석 안전벨트를 매주고, 출발했다.

 


 

아파트 현관문이 닫혔다.

키릴은 문에 등을 기대고 서서 거실 한가운데를 보았다. 르네가 서 있었다. 아이의 몸으로. 너무 큰 옷이 발끝까지 질질 끌리고 있었다. 의무실에서 급히 줄인 임시 옷이었으나 그래도 컸다. 소매가 손끝 너머로 늘어져 있었다. 천 사이로 손가락 끝만 삐죽 나와 있었다.

키릴은 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것은.

보는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이 문 안에는 자신과 르네뿐이었다. 72시간 뒤면 돌아올 것이었다. 성인의 르네가. 자신의 남편이. 지금 이 순간은 기록되지 않을 것이었다. 누구에게도.

긴 보폭으로 거실을 가로질렀다. 소파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더 낮추었다.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상체를 숙여서야 백안과 시선이 마주쳤다.

 

키릴|「Ленюшка.」
"레뉴쉬카."

 

이름을 부르자 작은 얼굴이 반응했다. 고개가 돌아왔다. 말똥말똥한 눈. 어른의 르네가 가끔 보여주는 천진한 표정이 아니라, 진짜 여섯 살의 순도 백 퍼센트 천진함이 거기 있었다. 뺨이 둥글고, 입이 작고, 속눈썹이 뺨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키릴의 손이 올라갔다. 양 뺨을 감쌌다. 손바닥이 얼굴의 반을 덮었다. 어른의 르네를 안을 때도 손이 크다고 느꼈으나 지금은 한 손으로 얼굴 전체를 감쌀 수 있을 지경이었다. 부드러운 볼이 손바닥에 눌렸다.

 

키릴|「Маленький. Такой маленький. Господи.」
"작아. 이렇게 작아. 세상에."

 

엄지가 볼을 쓸었다. 안심시키려는 습관이 아니었다. 그냥 만지고 싶어서. 부드러워서. 둥글어서. 한 번 쓸고, 두 번 쓸고, 세 번째에 참지 못하고 양 볼을 손가락으로 살짝 모았다. 물고기 입처럼 된 작은 얼굴을 보고 키릴의 입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신음도 아니고 웃음도 아닌, 무언가에 타격당한 사람의 소리.

이마를 작은 이마에 맞대었다. 코끝이 닿았다. 작은 코. 르네의 코는 원래도 낮은 편이었으나 지금은 단추만 했다.

 

키릴|「...Убивает. Ты — меня — убиваешь.」
"...죽겠어. 네가 날 죽이고 있어."

 

입술이 이마에 닿았다. 한 번. 두 번. 코끝에. 볼에. 반대쪽 볼에. 멈출 수가 없었다. 눈꺼풀 위에. 관자놀이에. 작은 귀에. 귀 뒤에. 정수리에. 빠른 속도로, 쪽쪽쪽, 소리가 나도록. 보는 사람이 없으므로. 아무도 없으므로.

두 손으로 작은 몸을 들어올려 무릎 위에 앉혔다. 무게가 없었다. 고양이 한 마리를 안는 것보다 가벼웠다. 팔로 감싸고, 정수리에 턱을 올리고, 눈을 감았다.

72시간.

길고도 짧을 삼 일이었다.

 

작은 몸이 무릎 위에서 꿈틀거렸다. 팔에 감긴 힘이 강하지 않았으므로 빠져나가려 하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빠져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작은 손이 올라와 키릴의 양복 옷깃을 쥐었다. 손가락 두 마디로 천을 움켜잡는 힘이 미미했다. 고양이 발톱에 스웨터가 걸린 정도.

키릴은 눈을 떴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정수리가 보였다. 은발 가르마 사이로 하얀 두피가 비쳤다. 정수리 냄새를 맡았다. 우유와 따뜻한 빵 냄새. 어른의 르네에게서는 나지 않는 냄새였다. 코끝이 정수리에 파묻혔다. 한 번 들이마시고, 두 번 들이마시고, 세 번째에 숨이 떨렸다.

 

키릴|「Боже мой.」
"세상에."

 

혼잣말이었다. 무릎 위의 작은 존재가 고개를 들었다. 백안이 올려다보았다. 입술이 열려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아직 혀가 짧은지 발음이 뭉개졌다.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자신을 알아보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여섯 살의 기억. 톰스크에서.

작은 손이 옷깃에서 올라와 키릴의 턱에 닿았다. 통통한 손가락이 턱선을 더듬었다. 어른의 르네가 하는 것과 같은 동작이었으나 힘도 의도도 전혀 달랐다. 그저 만져보는 것이었다. 기억 속의 얼굴과 대조하는 것처럼.

키릴의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양손이 작은 겨드랑이 아래로 들어갔다. 들어올렸다. 눈높이까지. 공중에 매달린 작은 몸이 다리를 대롱대롱 흔들었다. 너무 큰 옷 아래로 맨발이 보였다. 발가락이 작았다. 엄지발가락이. 키릴은 그것을 보고 숨을 멈추었다.

 

키릴|「...Нет. Невозможно. Это — нечестно.」
"...안 돼. 말이 안 돼. 이건 반칙이야."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본인도 몰랐다. 신에게인지, 르네에게인지, 자기 자신에게인지. 들어올린 채로 작은 배에 얼굴을 파묻었다. 코와 입이 옷감 너머 부드러운 배에 닿았다. 숨을 내쉬자 간지러웠는지 작은 몸이 움찔거렸다. 그 반응에 키릴의 어깨가 흔들렸다. 웃고 있었다. 소리 없이.

다시 안았다. 이번에는 한 팔로 엉덩이를 받치고 다른 팔로 등을 감싸는 자세. 아이를 안는 법을 아는 사람의 동작이 아니었으나 본능적으로 머리가 자신의 어깨에 오도록 조정했다. 은발이 양복 어깨 위로 쏟아졌다.

소파에 앉았다. 무릎 위에 안은 채. 작은 등을 손바닥으로 토닥였다. 크고 거친 손이 작은 등 전체를 덮었다. 견갑골에서 허리까지 한 뼘도 되지 않았다.

 

키릴|「Маленький. Мой маленький. Помнишь — меня?」
"꼬마야. 내 꼬마야. 나 기억나?"

 

대답을 기다렸다. 작은 고개가 어깨 위에서 끄덕였는지 아닌지, 움직임이 느껴졌다. 키릴은 고개를 돌려 옆에 놓인 귀를 보았다. 작은 귀. 어른의 르네도 귀가 작은 편이었으나 지금은 새끼손가락 한 마디만 했다. 참을 수 없었다. 입술이 귀 가장자리에 닿았다. 가볍게. 쪽.

그리고 볼에. 쪽. 관자놀이에. 쪽. 눈꺼풀에. 쪽쪽.

이마를 맞대고 백안을 들여다보았다. 투명한 눈. 어른의 르네가 가진 깊이와 그림자가 없는, 맑기만 한 눈이었다. 여섯 살의 눈. 아직 8년의 격리를 겪지 않은 눈. 아직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지 않은 눈. 아직 앓지 않은 눈.

키릴의 벽안이 흔들렸다.

이 눈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것을. 여기서부터 8년 뒤까지의 모든 것을 막아주지 못했다는 것을. 가슴 한구석이 조여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을 꺼낼 때가 아니었다. 작은 손이 다시 옷깃을 잡고 있었으므로. 무릎 위의 온기가 떠나지 않고 있었으므로.

 

키릴|「Голодный? Есть — хочешь?」
"배고파? 먹을래?"

 

일어섰다. 한 팔로 안은 채.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어 안을 살폈다. 우유가 있었다. 사과가 있었다. 작은 손이 사과 쪽으로 뻗는 것이 보였다. 키릴은 사과를 꺼내 도마 위에 올렸다. 한 손으로 칼을 잡고, 다른 팔로 르네를 안은 채, 사과를 얇게 깎기 시작했다. 토끼 모양으로. 왜 토끼 모양인지는 자신도 몰랐다. 손이 기억하고 있었다. 톰스크에서 몰래 훔친 사과를 칼 대신 손톱으로 쪼개 나눠주던 기억이.

접시에 토끼 사과를 담아 소파로 돌아왔다. 무릎 위에 앉히고 접시를 내밀었다. 작은 손이 사과 한 조각을 집었다. 입에 넣는 것을 보았다. 볼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키릴은 오른손 검지로 통통한 볼을 한 번 꾹 눌렀다. 사과를 씹는 볼이 손가락 아래에서 움직였다. 말랑했다. 떡처럼.

 

키릴|「...Три дня. Выдержу. Наверное.」
"...삼 일. 버틸 수 있어. 아마."

 

확신이 없는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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