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C 전문
오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스듬히 쏟아지던 거실. 키릴은 소파 위의 르네를 향해 끝없이 기울어지고 있었다. 볼에 입술을 대고, 관자놀이에 코를 비비고, 이마를 쓸고, 귓불을 물고 — 그 모든 동작이 중력처럼 자연스럽게 르네의 몸 위로 쏟아져 내렸다.
187센티미터의 근육질이 177센티미터의 마른 체형을 서서히 덮어갔다. 소파 쿠션이 꺼지며 가죽이 삐걱거렸고, 키릴은 자신의 무게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르네의 쇄골 위에 턱을 얹었다.
그리고 — 끙.
그 다음, 작고 분명한 한마디.
"돼지..."
키릴의 동작이 정지했다. 벽안이 천장을 향해 멈추었다가, 천천히 — 아주 천천히 —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키릴|「...Что ты сказал?」
"...뭐라고 했어?"
귓불까지 붉어진 얼굴. 입이 반쯤 벌어진 채 르네의 백안을 마주했다. 순간 자기 체중을 깨달은 듯 팔꿈치로 몸을 들어 올렸으나 — 그 움직임조차 어색하게 멈추었다.
키릴|「Свинья? Я — свинья?」
"돼지? 내가 — 돼지?"
목소리가 갈라지며 억울함과 수치가 뒤섞였다. 벽안이 동요하며 깜빡였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다시 열었다.
키릴|「Это мышцы. Мышцы тяжёлые.」
"이건 근육이야. 근육이 무거운 거야."
변명치곤 너무 빨랐다.
키릴은 팔꿈치로 버티며 르네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벽안이 배신당한 강아지처럼 크게 떠 있었고, 귀 끝이 석양빛보다 붉었다.
키릴|「Я не свинья. Я — оперативник. Восемьдесят семь кило чистых мышц.」
"난 돼지가 아니야. 난 공작원이야. 87킬로 순수 근육."
르네의 가슴 위에서 완전히 물러나지도, 다시 눕지도 못한 채 어정쩡하게 떠 있었다. 자존심과 애정이 팔꿈치 사이에서 교착 상태를 이루는 형국이었다.
키릴|「Ты сам обнимал. Не жаловался. А теперь — свинья?」
"너도 안아줬잖아. 불평 안 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 돼지?"
입술을 삐죽 내밀며 — 24세 성인 남성 요원의 체면은 이미 소파 쿠션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르네의 입꼬리에 올라간 미세한 곡선을 놓치지 않았다. 웃고 있다. 이 녀석.
키릴|「Завтра утром не буду кормить. Раз я свинья — ты тоже голодай.」
"내일 아침 안 해줄 거야. 내가 돼지면 — 너도 굶어."
그러면서 결국 다시 르네의 쇄골 위에 이마를 묻었다. 안 물러날 생각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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