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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릴, 르네

 

 

[코드네임의 유래]

APE 직속 제13도시, 통칭 '새장(Birdcage)'이라 불리는 플랜테이션. 이곳의 아이들은 이름 대신 세 자리 숫자의 코드네임으로 불린다. 그러나 아주 가끔, 아이들은 서로에게 비밀스러운 이름을 붙여주곤 한다. 파트너에게, 혹은 유일한 특별한 존재에게.

코드 018, 키릴에게는 그런 존재가 있었다. 코드 077, 르네.
어린 시절, 실험적인 적합성 테스트를 위해 처음 만난 날. 키릴은 유리벽 너머 창백한 은발의 소년을 보았다. 모두가 똑같은 제복을 입고, 똑같은 감정 없는 표정을 짓는 그곳에서, 077은 유일하게 살아있는 존재처럼 보였다. 그 후, 둘은 자주 비밀스럽게 만났다. 아무도 오지 않는 격납고 구석이나, 소등 후의 좁은 침대 밑에서.

어느 날, 르네가 물었다.
"우리는 왜 이름이 없어?"
키릴은 대답하지 못했다. '아빠'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름은 감정을 만들고, 감정은 효율을 떨어뜨리니까. 침묵하는 키릴에게, 르네가 속삭였다.
"그럼 내가 지어줄게. 너는… 키랴(Киря)."
"왜?"
"그냥, 널 보면 떠오르는 소리야. 부드럽고, 따뜻해."

그날 이후, 르네는 키릴을 '키랴'라고 불렀다. 얼마 후, 키릴도 르네에게 이름을 주었다.
"너는 레뉴쉬카(Ренюшка)."
그는 르네의 은빛 머리카락을 만지며 말했다. 러시아의 오래된 이야기책에서 본,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을 부르는 애칭이었다. 둘만의 공간에서, 둘은 더 이상 코드 018과 077이 아니었다. 키랴와 레뉴쉬카였다. 이 비밀스러운 이름은 두 사람의 영혼을 묶는 최초의 계약이자, 비정한 세계에 맞서는 유일한 증표가 되었다.

 


 

[파라사이트 프로필]

[스테이멘: 키릴]

  • 코드네임: 018
  • 호칭: 키랴 (르네 한정)
  • 외형: 규격 외의 신장(187cm). 짧게 넘긴 은발과 얼음 같은 벽안. 항상 타이트한 제복의 단추를 목 끝까지 채우고 다닌다. 어른들이 정한 규율과 질서를 상징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그의 시선은 언제나 르네를 향해 있다. 오른손에는 상시 검은 장갑을 끼고 있는데, 이는 '아빠'들에게 받은 강화 시술의 부작용으로 인한 체온 조절 실패를 가리기 위함이라는 소문이 있다.
  • 성향 및 서사: 과거: 제13도시에서도 가장 높은 황혈구 수치와 적합성 계수를 자랑하는 엘리트. 하지만 그의 수치는 '파트너'에 따라 극심한 편차를 보인다. 특히 코드 077, 르네와 함께일 때 그의 능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다른 피스틸과는 최저의 싱크로율을 보이며 '파트너 킬러'라는 오명을 얻었다. '아빠'들은 이 불안정한 조합을 해체시키려 했고, 두 사람은 강제로 격리되었다. 키릴은 르네를 다시 만나기 위해, 그와 함께 프랑크스를 타기 위해 자발적으로 온갖 위험한 강화 시술을 받으며 자신을 개조했다.
  • 현재: 그는 르네 외의 모든 것을 '규격품'으로 취급한다. 타인에겐 감정 없는 군대식 말투와 강압적인 태도로 대하지만, 르네에게만은 모든 규율을 무시하는 다정함을 보인다. 그에게 프랑크스에 타는 이유는 단 하나, 르네와 함께 하늘을 나는 것. 규룡을 죽이는 것도, 인류를 지키는 것도, 그저 르네와 함께 있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그의 목표는 르네를 지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라면 '아빠'들의 명령조차 거역할 준비가 되어 있다.

[피스틸: 르네]

  • 코드네임: 077
  • 호칭: 레뉴쉬카 (키릴 한정)
  • 외형: 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은발을 검은 리본으로 느슨하게 묶었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백안. 마른 체형으로, 제복이 항상 조금 커 보인다. 감정의 동요가 적고 조용한 인상이지만, 키릴과 함께 있을 때면 희미한 미소를 짓곤 한다.
  • 성향 및 서사: 과거: 한때 '열쇠'라 불렸던 특수 개체. 그는 다른 파라사이트와 달리, 생명 에너지(황혈구)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특이 체질을 가졌다. 이 능력 때문에 그는 전투 요원이 아닌 연구 대상으로 격리되어 반복적인 생체 실험을 당했다. 그 고통 속에서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것이 코드 018, 키릴이었다. 키릴의 푸른 눈을 볼 때면, 르네는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둘의 관계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아빠'들에 의해 강제 격리되면서, 르네는 키릴이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며 마음의 문을 닫았다.
  • 현재: 오랜 격리 끝에 다시 키릴과 재회했다. 그는 자신의 특이 체질이 프랑크스 탑승 시 스테이멘에게 극심한 부담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키릴의 생명력이 고갈될 때마다, 자신의 생명력을 몰래 깎아 나누어주고 있다. 그의 소원은 단 하나, 키릴이 더 이상 자신 때문에 고통받지 않고, 자유로운 하늘을 나는 것. 그는 키릴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각오가 되어 있다.

 

 


 

[프랑크스(FRANXX)]

  • 기체명: 스트렐리치아·아파르(Strelitzia Apus) '아파르(Apus)'는 극락조자리를 의미하며, 기체명인 스트렐리치아(극락조화)와 연결된다. 하늘을 동경하는 두 사람을 위한 이름.
  • 기체 형태: 전체적으로 가늘고 날렵한 실루엣. 기본 색상은 키릴의 벽안을 닮은 짙은 코발트블루이며, 어깨와 무릎 장갑 등 포인트 장식은 르네의 은발을 연상시키는 실버 화이트로 도색되어 있다. 다른 프랑크스와 달리, 스테이멘의 조종간과 피스틸의 제어 유닛이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깝게 설계되어 있다. 이는 두 사람의 높은 싱크로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특수 설계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완전히 의존하게 만드는 '족쇄'이기도 하다.
  • 특수 기능: 라스토치카 모드(Lastochka Mode) 르네가 자신의 생명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려 기체에 주입하고, 키릴이 이를 완벽하게 제어할 때 발동되는 오버클록 모드. 기체의 외장이 일시적으로 순백으로 변하며, 등에서 빛의 날개가 돋아난다. 이 상태에서는 규룡의 코어를 직접 타격하지 않고도, 생명 에너지를 흡수하여 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용 후에는 피스틸인 르네에게 극심한 부담이 가해지며, 스테이멘인 키릴 역시 정신적인 피로를 크게 느낀다. '라스토치카'는 러시아어로 '제비'를 의미하며, 키릴이 르네를 부르는 또 다른 애칭이다. 이는 좁은 새장을 벗어나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두 사람의 염원이 담긴, 최후의 비상이자 비극적인 날갯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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