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모델을 제미나이 3.1로 돌려서 제미나이의 대폭주가 이어집니다.... 대폭주란?: 지문 졸라긴데 쓸데없는말이 많고 반복됨)
여명은 비를 맞아 축축해진 머리 끝을 그러모아 물기를 짜냈다. 지루해서, 쪽이 맞겠네요. 살인경험담은 흥미 없어요. 뭐하는 사람이예요? 당신. 군인?
빗물에 젖어 칠흑같이 무거워진 머리카락을 한데 그러모아, 여명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아무렇지 않게 물기를 비틀어 짜냈다. 그 무심한 동작에서 후두둑 떨어져 나간 물방울들이 흙먼지가 내려앉은 콘크리트 바닥 위로 작은 얼룩을 만들며 순식간에 스며들었다.
그녀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대답은, 그가 던진 날카로운 도발들을 솜털처럼 가볍게 걷어내 버리는 기이한 평온함을 담고 있었다.
지루해서. 그 한마디는 이 죽음의 냄새가 진동하는 폐허 속에서 울려 퍼지기에는 너무도 태연하고 이질적인 단어였기에, 7의 뇌리에 박힌 파편처럼 날카로운 이물감을 남겼다. 그는 턱을 괸 채 그녀를 내려다보던 자세 그대로 잠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치 정교하게 조립된 기계의 톱니바퀴 하나가 갑자기 제멋대로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을 때의 당혹감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스파크에 대한 기묘한 흥분이 그의 전신을 동시에 꿰뚫는 듯한 감각이었다.
그의 연한 회색빛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순간적으로 미세하게 확장되었다가, 이내 모든 감정을 지워낸 서늘한 관조의 빛으로 되돌아왔다. 살인 경험담에는 흥미가 없다는 말은, 그의 폭력적인 세계에 대한 완벽한 무관심이자 거부였으며, 오히려 그가 내밀었던 가장 날카로운 칼날을 맨손으로 잡아 비트는 행위와도 같았다.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은 너무도 근본적이고 순수해서, 이 비틀린 세상의 더러운 진실들을 모조리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7은 기가 막히다는 듯 짧게 코웃음을 쳤지만, 그 소리는 빗소리에 섞여 제대로 된 형태를 갖추지도 못하고 흩어졌다. 그는 천천히 턱을 괴었던 손을 내리고, 대신 팔짱을 끼며 등받이도 없는 잔해 위에서 몸을 뒤로 비스듬히 젖혔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젖은 군복이 피부에 질척하게 달라붙으며 불쾌한 마찰음을 냈고, 공기 중에는 그의 체온에 데워진 습기와 화약 냄새가 더욱 짙게 피어올랐다. 이 좁고 축축한 공간 안에서, 그녀가 뿜어내는 정적의 힘은 그의 폭력적인 아우라와 팽팽하게 맞서며 기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는 이 작은 여자가 가진 미지의 깊이를 가늠하려 애썼지만,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모든 빛을 집어삼킬 뿐 어떤 단서도 내어주지 않는 깊은 우물과도 같았다. 이 상황은 더 이상 포식자와 먹잇감의 단순한 유희가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우주가 충돌하며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의 향연이었고, 권태에 절어 있던 그의 신경 세포 하나하나를 날카롭게 일깨우는 강력한 각성제였다.
Soldier? Hmm, close. But a bit too... noble, don't you think?(군인? 흠, 비슷하네. 근데 그건 좀… 고상한 표현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한층 더 낮고 느긋해져 있었으며, 그 안에는 방금 전까지 서려 있던 노골적인 조롱 대신, 상대를 관찰하며 신중하게 패를 고르는 노련한 도박사의 여유가 묻어났다.
7은 팔짱을 낀 팔 위로 턱을 올려놓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그녀의 얼굴을 샅샅이 뜯어보았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굳게 다문 입술선과, 흔들림 없는 눈빛, 빗물에 젖어 서늘하게 식어버린 뺨의 윤곽을 천천히 따라 움직였다.
부서진 천장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이 그의 흉터 진 오른쪽 뺨을 기괴하게 비추었지만, 그는 더 이상 그것을 위협의 도구로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신의 가장 추악하고 폭력적인 본질을 눈앞의 이 기묘한 이방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가장 흥미로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었다.
그는 혀끝으로 마른 입술을 축이며, 젖은 군화 끝으로 바닥의 깨진 유리 조각을 장난감처럼 툭툭 건드렸다. 유리 파편이 콘크리트 바닥을 긁으며 내는 날카로운 소음이 빗소리를 뚫고 두 사람 사이의 정적을 위태롭게 갈라놓았다. 그는 이 여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지금의 그 평온한 가면이 어떻게 산산조각 날지 상상하며 쾌감에 가까운 기대를 느꼈다.
어쩌면 그녀는 비명을 지를지도 모르고, 혹은 경멸의 눈빛을 보낼지도 모른다. 아니면, 지금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침묵으로 일관할 수도 있다. 어떤 반응이든 상관없었다. 그는 이미 이 게임의 판돈으로 자신의 가장 어두운 비밀을 올려놓을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는 허공을 응시하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이내 다시 여명에게로 시선을 고정하고 입꼬리를 비스듬히 끌어올렸다.
我哋呢啲人啊,冇国家,冇旗帜。边度有钱,就去边度卖命。(우리 같은 부류는 말이야, 국가도 없고 깃발도 없어. 돈 되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목숨을 팔지.)
현지 억양이 짙게 밴 그의 광둥어는 축축한 공기 속으로 나른하게 번져나갔다. 그것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세계의 잔혹한 본질을 압축해 던지는 고백과도 같았다. 그는 팔짱을 풀고 몸을 앞으로 숙이며, 다시 한번 여명과의 물리적인 거리를 숨 막히게 좁혀왔다. 그의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의 상반신을 완전히 집어삼켰고, 그가 내쉬는 거친 숨결에서는 빗물과 화약, 그리고 희미한 피 냄새가 뒤섞여 끼쳐왔다.
그의 연한 회색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며 그녀의 영혼을 꿰뚫어 볼 듯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는 자신의 거칠고 굳은살이 박인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뺨 근처에서 멈춰 세웠다. 손가락 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이 그녀의 니트 원피스 위로 떨어져 작은 원을 그렸다. 그는 그 미세한 파동을 눈으로 좇으며, 자신의 존재가 그녀의 세계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가늠했다.
낡은 건물 잔해 위로 쏟아지는 폭우의 소음이 점점 더 거세졌지만, 이 좁은 공간 안의 시간은 마치 멈춰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이 순간의 긴장감을 온전히 즐기며, 그녀의 다음 반응을 기다리는 포식자의 인내심을 발휘했다. 그녀가 지금 느끼고 있을 감정이 공포인지, 혐오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인지 알아내기 전까지는 이 게임을 끝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Mercenary. A dog of war, if you prefer the dramatic term. We kill people for money. Satisfied?(용병. 좀 더 극적인 표현을 원한다면, 전쟁의 개라고 해두지. 우린 돈 때문에 사람을 죽여. 만족해?)
그의 마지막 질문은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지만, 그 안에 담긴 날카로운 칼날은 그 어떤 고함보다도 위협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손을 거두지 않은 채, 오히려 그녀의 턱 선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스치듯 움직였다. 그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거친 피부의 감촉과 서늘한 체온이 그녀의 피부 위로 소름 끼치는 감각을 남겼을 것이다.
그는 그녀의 눈동자가 단 한 순간이라도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의 입가에는 잔인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고, 그 미소는 자신의 폭력성을 고백하는 것에서 오는 기묘한 해방감과,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넣는 데서 오는 지독한 우월감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었다.
비에 흠뻑 젖은 군복은 그의 근육질 몸의 윤곽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그에게서는 통제되지 않는 야생의 위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려, 그녀가 자신의 시선을 피하지 못하도록 고정했다. 어둠 속에서 마주한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고, 그 사이로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터져 나왔다.
바깥세상은 폭우와 혼돈에 잠식되어가고 있었지만, 이 폐허 안에서는 오직 두 사람의 존재만이 유일한 현실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 흥미로운 밤이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며, 깊고 낮은 숨을 내쉬었다. 그 숨결에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갈증과, 이제 막 시작된 유희에 대한 뜨거운 기대감이 뒤섞여 있었다.
용병. 그래요? 여명은 시선을 내려 턱에 닿은 그의 손을 한 번, 스치듯 바라보고 다시 시선을 들어 마주봤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겠군요. 이런 위협같은 행동도, 돈이 되지 않는 일일테고. 그리고 무언가 가늠하는 듯,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그럼, 돈이 되는 일이라면 지켜주기도 하나요?
그의 거친 손가락이 닿아 있는 턱선을 따라 미세한 온기가 느리게 번져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그의 회색 눈동자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고 그 고요한 눈빛 속에서 무언가를 재는 듯한 서늘한 이성이 번뜩이는 것을 포착한 순간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기이한 종류의 환희였다.
빗소리가 무너진 천장 틈새를 때리며 끊임없이 파열음을 만들어내고 있었으나 이 좁은 폐허 안의 공기는 마치 진공 상태에 빠진 것처럼 지독하게 고요하고 밀도 높게 가라앉아 있었으며 그가 내뿜는 폭력적인 체취와 화약 냄새가 그녀의 창백한 숨결과 뒤엉키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직조해내고 있었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겠느냐는 그녀의 무심한 질문은 이 짐승 같은 세상에서 가장 본질적인 진리를 찌르고 있었으며 그 도발적인 논리를 한 치의 두려움 없이 전개해 나가는 가냘픈 입술을 바라보며 그는 걷잡을 수 없는 흥미가 핏줄을 타고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낡은 콘크리트 잔해 위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두 사람의 실루엣을 하얗게 탈색시키고 어둠 속으로 밀어 넣기를 반복하는 동안 그는 턱을 괸 채 그녀의 미세한 호흡 하나하나를 낱낱이 해부하듯 관찰했고 젖은 군복이 그의 탄탄한 근육을 따라 묵직하게 들러붙으며 내는 마찰음조차 이 기묘한 침묵 속에 녹아들었다.
지켜주기도 하냐는 당돌한 물음이 허공을 가르고 그의 귓가에 닿았을 때 그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낮고 탁한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소리는 서늘한 밤공기를 가르며 포식자의 여유로운 포효처럼 좁은 공간을 꽉 채웠다. 그는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의 시선을 받아내며 자신의 손가락을 그녀의 턱에서 천천히 떼어냈으나 그 찰나의 순간에도 거친 굳은살의 감촉이 그녀의 피부 위에 아찔한 여운을 남기도록 의도적으로 느릿하게 움직였다.
폭우의 냉기가 뼛속까지 파고드는 기온 속에서도 그의 몸에서 발산되는 야생적인 열기는 오롯이 그녀를 향해 쏟아지고 있었고 흉터로 일그러진 그의 오른쪽 뺨이 희미한 빛을 받아 기괴하면서도 치명적인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광경은 그녀의 평온함을 뒤흔들 완벽한 무기였다.
이 삭막한 데드존의 한복판에서 민간인 세탁소 주인이 용병에게 목숨의 가치를 흥정하려 드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 자체가 그가 오랫동안 굶주려 왔던 자극의 결정체였으며 그는 이 거만한 여자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은 가학적인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는 바닥에 나뒹구는 탄피를 군화 끝으로 짓이기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고 거대한 체구가 그녀의 시야를 완전히 덮어버리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다시금 과시했다. 비에 젖어 칠흑처럼 짙어진 그의 머리카락 틈으로 서늘하게 빛나는 눈동자는 오직 그녀가 던진 위험한 제안의 끝을 파헤치기 위해 번뜩였다.
그는 주머니에 찔러넣었던 손을 빼내어 자신의 젖은 뒷목을 느릿하게 문질렀고 그 오만한 몸짓 하나하나가 그녀를 압박하는 숨 막히는 덫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허리에 매달린 금속 장비들이 부딪히며 내는 서늘한 마찰음이 그가 속한 세계의 폭력성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가운데 그는 입술 끝을 비틀어 올리며 매끄러운 목소리로 적막을 찢었다.
이것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그의 권태로운 밤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은 오만하고도 매혹적인 사냥감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그는 혀끝으로 마른 입술을 축이며 이 흥미로운 게임의 판돈을 얼마나 더 올려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Haha... Protect you? For money? You’ve got balls, sweetie. I’ll give you that.(하하……돈을 주면 지켜주냐고? 배짱 한 번 두둑하네, 자기야. 그건 인정할게.)
그의 유쾌한 빈정거림은 폐허의 눅눅한 공기를 가르며 날카롭게 울려 퍼졌고 그 목소리 이면에 숨겨진 지독한 오만함이 그녀의 피부 위로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그는 잔해 위에서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 그녀 쪽으로 무게 중심을 완전히 옮겼고 젖은 군복에서 풍기는 짙은 피비린내와 습기 찬 흙냄새가 폭력적으로 그녀의 감각을 짓누르는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녀의 작은 어깨가 그의 거대한 그림자 아래 완전히 잠식된 순간 그는 자신의 긴 팔을 뻗어 그녀가 기대고 있는 무너진 벽면을 강하게 짚으며 그녀를 완벽하게 가두어버리는 퇴로 없는 감옥을 완성했다. 두 사람의 거리는 빗방울 하나가 간신히 통과할 만큼 위험하게 좁혀져 있었고 그가 내쉬는 거칠고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젖은 앞머리를 미세하게 흔들어놓으며 묘한 관능을 자아냈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지나 빗물을 머금어 무겁게 쳐진 검정 니트 원피스의 위태로운 쇄골 선으로 미끄러져 내렸고 그 시선의 폭력적인 무게만으로도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야만적인 의도가 역력했다.
지켜달라는 말이 그의 세계에서 얼마나 값비싸고 위험한 대가를 요구하는지 이 가냘픈 여자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그는 그 무지가 빚어낸 순수한 당돌함이 미치도록 흥미로웠다. 바깥세상은 여전히 포화와 절망으로 들끓고 있었으나 이곳은 오로지 그와 그녀 사이의 팽팽한 권력 투쟁만이 존재하는 고립된 전장이었다.
그는 벽을 짚은 손등 위로 튀어나온 핏줄을 기괴하게 꿈틀거리며 자신의 존재 자체가 그녀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재앙일 수 있는지 각인시키려 했다. 그의 입가에 맺힌 조롱 섞인 미소는 결코 온기를 품고 있지 않았으며 그것은 단지 먹잇감을 희롱하는 포식자의 잔인한 유희에 불과했다.
그녀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길고 짙은 속눈썹 끝에서 맺혀 있던 빗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궤적을 그는 지독할 만큼 집요하게 관찰했고 그 창백한 피부 아래 요동치고 있을 심장 박동을 꿰뚫어 보려 안달했다. 그는 반대쪽 손을 들어 자신의 선글라스를 가볍게 매만지며 이 대화의 주도권이 온전히 자신에게 있음을 과시했다.
어둠 속에서 번개가 치며 그의 흉터 진 얼굴을 섬뜩하게 비추었을 때도 그는 눈조차 깜빡이지 않은 채 그녀의 무표정 뒤에 숨겨진 공포나 체념을 끌어내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안온함 따위는 이 데드존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녀가 내민 알량한 화폐 가치로는 자신의 짐승 같은 충동을 결코 통제할 수 없음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의 귓가로 고개를 천천히 숙였고 젖은 머리카락 끝이 그녀의 피부에 닿을 듯 말 듯한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하며 위험한 속삭임을 준비했다. 이 모든 과정은 철저히 계산된 도발이자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키기 위한 잔인한 전희와도 같았다.
只要价钱合适,连上帝我都能替你杀了。不过,你出得起我的价码吗?(돈만 맞으면 신이라도 대신 죽여줄 수 있지. 근데, 네가 내 몸값을 감당할 수나 있겠어?)
현지 억양이 끈적하게 묻어나는 그의 광둥어는 축축한 대기를 타고 그녀의 고막을 파고들며 묘한 소름을 유발했고 그 단어들 사이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광기가 짙게 배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피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 조롱하듯 물으며 그녀의 얇은 지갑이 감당할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을 직면하게 만들었다. 그는 고개를 살짝 비틀어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못하도록 지독하게 옭아맸고 연한 회색 눈동자는 칠흑 같은 그녀의 눈망울 깊은 곳까지 파고들며 숨겨진 절망을 찾으려 헤집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뺨에서 불과 몇 밀리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을 때 그가 내뱉는 열기 띤 호흡이 그녀의 차가운 피부 위로 닿으며 소름 끼치는 온도차를 만들어냈다. 그는 이 좁은 폐허의 퀴퀴한 먼지 냄새조차 자신의 지배적인 체취로 덮어버리며 그녀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가고 있었다.
돈으로 용병을 사겠다는 그 발칙한 상상력이 가져올 파국을 이 여자는 아직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는 기꺼이 그 파국의 안내자가 되어줄 용의가 있었다. 그는 그녀의 꼿꼿한 자세가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빗물에 젖은 어깨가 추위인지 긴장인지 모를 미세한 떨림을 겪고 있는지 하나하나 감각적으로 흡수하며 쾌감을 느꼈다.
무너진 천장 틈으로 떨어지는 굵은 빗줄기가 그의 넓은 등을 때리며 사방으로 파편처럼 튀어 올랐지만 그는 그 불편함조차 유희의 일부로 즐기고 있었다. 허리에 찬 총기의 차가운 금속면이 우연을 가장하여 그녀의 무릎 언저리를 스치고 지나갔을 때 그는 그 위협적인 감촉이 그녀의 신경을 어떻게 곤두서게 만드는지 관찰하기 위해 입꼬리를 더욱 길게 찢었다.
그는 자신이 이끌어가는 이 기괴한 왈츠에 그녀가 기꺼이 발을 맞출 수밖에 없도록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으며 그녀가 내뱉을 다음 단어 하나가 이 밤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임을 예감했다. 그는 여전히 벽을 짚은 손에 힘을 빼지 않은 채 자신의 턱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짐승처럼 나른한 태도를 연기했다.
이 어둡고 습한 공간은 오직 두 사람만의 숨결과 빗소리로만 채워져 있었고 바깥의 멸망한 세계는 철저히 차단된 채 무의미해졌다. 그는 자신의 오만하고 폭력적인 제안에 그녀가 어떤 식으로 반격할지 혹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릴지 기대하며 핏줄 속을 내달리는 도파민의 폭발을 온전히 만끽하고 있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듯 숨을 길게 뱉어내며 그녀의 창백한 얼굴 위로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를 더욱 짙게 드리웠다. 이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고 그는 가장 잔인하고 매혹적인 방식으로 그녀의 모든 것을 발가벗길 준비를 마쳤다.
Tell me, what are you willing to give up? Because cash around here is just dirty paper.(말해봐, 뭘 포기할 수 있는데? 이 근방에서 현금 따위는 그냥 더러운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거든.)
그의 질문은 단순한 조건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저울 위에 올려놓으라는 폭력적인 강요였으며 그 목소리에는 자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함이 서려 있었다. 그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흔들림을 찾아내려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그 과정에서 발산되는 포식자의 살기는 좁은 공간을 질식할 듯한 압박감으로 채웠다.
낡은 콘크리트 바닥에 고인 웅덩이 위로 번갯불이 반사되며 두 사람의 얽힌 그림자를 기괴하게 비추었고 빗소리는 점차 짐승의 울음소리처럼 거세져갔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체격이 주는 공포를 한껏 활용하며 그녀의 공간을 무자비하게 침범했고 그녀가 뒤로 물러설 수 있는 단 한 뼘의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군복에서 배어 나오는 짙은 화약 냄새와 피 냄새는 그녀의 콧가에 매섭게 끼치며 그가 살아온 잔혹한 세계의 끔찍한 실체를 강제로 주입하고 있었다. 돈이 아닌 무엇을 대가로 바쳐야 이 괴물 같은 용병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그녀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것이 그의 첫 번째 목표였으며 그는 그 과정에서 그녀가 느낄 당혹감과 절망을 오롯이 감상하고 싶었다.
그는 거친 손가락으로 빗물에 젖은 자신의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드러난 날카로운 이마와 흉터 진 눈매로 그녀를 노골적으로 훑어내렸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굳게 다문 입술선에 머물렀고 그 입술을 열어 어떤 굴욕적인 대답을 내놓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권태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젖은 니트 원피스 위로 선명하게 드러난 그녀의 숨결의 높낮이를 헤아리며 그는 자신의 존재가 그녀의 평온한 일상에 얼마나 파괴적인 돌을 던졌는지 실감했다. 그는 여전히 벽을 짚은 채 다른 한 손을 들어 올려 허공을 맴돌다 이내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 한 줌을 쥐고 천천히 비틀었다.
빗물이 그의 손아귀에서 짜내어지며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미세한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그 사소한 접촉만으로도 찌릿한 전율이 두 사람 사이를 관통했다. 그는 이 작은 여자가 가진 미지의 맹랑함이 자신의 파괴 본능을 어디까지 자극할 수 있을지 끝을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무너진 폐허의 서늘한 한기마저 그의 끓어오르는 열망 앞에서는 속절없이 녹아내리고 있었고 그는 오직 눈앞의 사냥감에게만 모든 감각의 초점을 맞추었다.
글쎄요. 돌아가면 돈으로 지불할 생각이었는데. 통하지 않는다면.. 홀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겠어요. 여명의 시선이 그의 얼굴에서 흉터로 향했다. 그 흉터는 어쩌다가? 물 흐르듯 질문을 던졌다.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저 묻고 싶어 묻는 것이었다.
그녀의 창백한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그 무심한 선언은 마치 이 좁고 축축한 폐허의 공기를 단숨에 얼려버리는 듯한 기이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자신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체온을 통해 그녀가 정말로 한 치의 두려움도 없이 홀로 돌아갈 궁리를 하고 있음을 깨달았으며 그 오만한 당돌함에 기가 막힌다는 듯 낮고 탁한 실소를 터뜨렸다.
그가 내쉬는 거친 숨결이 빗소리에 섞여 흩어지는 동안에도 그녀의 시선은 뱀처럼 매끄럽게 그의 얼굴을 타고 올라가 흉터로 일그러진 오른쪽 뺨에 머물렀고 그 시선의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관찰자의 태도는 그가 지금까지 겪어온 어떤 종류의 경멸이나 공포보다도 훨씬 더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이 멸망한 세계의 가장 밑바닥에서 생존을 구걸해도 모자랄 민간인 여자가 용병의 가장 추악한 상처를 그저 호기심의 대상으로 삼아 물 흐르듯 질문을 던지는 이 상황 자체가 그에게는 너무도 비현실적인 코미디처럼 느껴졌으며 그는 이 기괴한 유희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흥분에 사로잡혔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쥐고 있던 손에 아주 미세하게 힘을 주어 그녀의 고개가 자신을 향해 조금 더 기울어지게 만들었고 그 사소한 마찰음조차 이 침묵 속에서는 폭발할 듯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두 사람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허물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번갯불이 섬광처럼 번뜩이며 무너진 천장 틈새를 통해 그의 흉터를 한층 더 기괴하게 비추었지만 그는 그 빛의 폭력을 피하려는 어떠한 방어적인 태도도 취하지 않은 채 오히려 그 상처의 끔찍함을 그녀의 눈동자 속에 깊이 각인시키려는 듯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빗물이 그의 날카로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려 선명한 흉터의 굴곡을 따라 붉은 피눈물처럼 떨어져 내리는 광경은 흡사 지옥에서 기어올라온 악마의 미소처럼 보였을 것이나 그녀의 눈빛은 그 끔찍한 시각적 압도감 앞에서도 여전히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했다.
그는 자신이 내뿜는 이 압도적인 살기와 폭력의 냄새가 그녀의 무신경함이라는 견고한 방패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는 감각을 느끼며 오히려 그 파편들이 자신의 권태로운 신경을 날카롭게 찌르는 쾌감에 전율했다.
흉터에 대한 질문은 그가 살아온 피비린내 나는 과거의 장막을 들추려는 불손한 시도였으나 그는 그 시도에 분노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어둠 속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오려는 이 어리석고도 매혹적인 사냥감에게 어떤 잔혹한 진실을 먹여주어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그는 천천히 벽을 짚고 있던 다른 한 손을 거두어 그녀의 턱 선을 따라 느릿하게 쓸어내렸고 굳은살이 박인 거친 손끝이 빗물에 젖은 그녀의 차가운 피부 위를 스칠 때마다 미세한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지독할 만큼 집요하게 관찰했다. 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조롱 섞인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연한 회색 눈동자 속에는 그녀의 평온한 가면을 벗겨내고 그 밑에 숨겨진 진짜 맨얼굴을 확인하고야 말겠다는 짐승 같은 포식욕이 번뜩이고 있었다.
이 데드존의 습한 공기는 그녀의 얇은 원피스를 뚫고 스며들며 체온을 앗아가고 있었지만 그의 몸에서 발산되는 통제할 수 없는 열기는 오히려 그녀의 숨통을 조여 오는 끈적한 올가미처럼 작용하고 있음을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내뱉은 홀로 돌아가겠다는 말이 얼마나 덧없고 허망한 환상에 불과한지 이 폐허 바깥의 무법지대가 얼마나 끔찍한 지옥인지 설명하는 대신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며 그녀 스스로 그 공포의 무게를 깨닫게 만들 작정이었다.
그의 입술이 다시금 그녀의 귓가로 위험하게 다가섰을 때 그가 내쉬는 숨결에는 담배 연기의 쓴맛과 화약의 매캐함 그리고 오래된 핏자국이 남긴 비릿한 잔향이 짙게 배어 그녀의 후각을 마비시킬 듯 몰아쳤다.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그녀가 지금 느끼고 있는 알량한 안도감을 가장 완벽하게 짓밟아버릴 수 있을지 그는 핏줄 속을 질주하는 도파민의 감각에 취한 채 그녀의 눈동자를 헤집었다.
哈哈……疤痕?你对死人的故事很感兴趣吗?还是说,你想趁机摸一下看是不是真的?(하하……흉터? 죽은 놈들 이야기에 꽤 관심이 많나 봐? 아니면, 이참에 진짜인지 한 번 만져보고 싶다거나?)
그의 광둥어는 축축한 대기를 가르며 지독하게 나른하고도 도발적인 음색으로 울려 퍼졌고 그 속에는 그녀의 순진한 호기심을 비웃는 날카로운 조롱이 가시처럼 돋쳐 있었으며 그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폐허의 눅눅한 먼지 냄새와 뒤섞여 기묘한 파동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는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턱을 괴고 있던 자세를 풀고 상체를 그녀 쪽으로 완전히 밀착시켰고 그 거대한 근육의 압박감이 그녀의 얇은 니트 원피스 위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을 느끼며 가학적인 만족감을 만끽했다.
그의 흉터 진 오른쪽 뺨이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그 피부의 기괴한 질감과 붉게 얽힌 흔적들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그가 걸어온 파괴적인 삶의 증명서와도 같았으며 그 흉측한 무늬가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온전히 담기는 순간을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주시했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려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흉터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통제했고 그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맥박의 미세한 떨림만이 그녀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유일한 증거처럼 느껴졌다.
비가 쏟아지는 바깥의 소음은 이 좁은 공간 안의 팽팽한 긴장감에 짓눌려 아득하게 멀어지는 듯했고 오직 두 사람의 엇갈리는 호흡 소리만이 짐승의 헐떡임처럼 어둠 속을 채우고 있었다.
흉터가 어쩌다 생겼냐는 그녀의 무심한 질문은 그의 과거를 파헤치는 칼날이었지만 그는 그 칼날을 맨손으로 쥐고 피를 흘리며 미소 짓는 미치광이처럼 이 상황을 온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돈이 통하지 않는다면 혼자 돌아가겠다는 그녀의 선언이 얼마나 오만하고 어리석은 착각인지 그는 이 데드존의 차가운 바닥에 그녀를 내동댕이치기 전에 조금 더 이 말장난을 즐기기로 결심했다.
그의 연한 회색 눈동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며 그녀의 표정 변화 하나하나를 해부하듯 샅샅이 뜯어보고 있었고 그 시선의 폭력성은 이미 육체적인 위협을 넘어 정신적인 한계를 시험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는 입술을 혀끝으로 축이며 그녀의 창백한 얼굴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의 경계를 관찰했고 빗물에 젖어 헝클어진 그녀의 앞머리가 눈을 찌를 듯 위태롭게 흔들리는 모양새조차 유희의 일부로 삼았다.
이 삭막한 전장의 한복판에서 세탁소 수선이나 하던 여자가 자신의 흉터를 묻는 이 기막힌 아이러니가 그의 굳어 있던 감각을 일깨우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었음을 그는 부인할 수 없었다.
그는 허리에 찬 무기의 차가운 금속면이 그녀의 골반을 스치듯 압박하도록 자세를 미세하게 조정했고 그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자신의 세계가 결코 말장난으로 끝날 곳이 아님을 분명히 경고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이 느리게 깜빡일 때마다 맺혀 있던 빗방울이 속눈썹을 타고 떨어지는 궤적을 좇으며 그는 이 여자에게 어떤 식의 공포를 주입해야 그 꼿꼿한 허리가 꺾이고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비명으로 변할지 상상했다.
이것은 구원도 타협도 존재하지 않는 사냥꾼과 먹잇감의 원초적인 왈츠였고 그는 이 잔혹한 무도회의 지휘권을 결코 놓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그녀의 체취와 비 냄새가 섞인 공기를 폐부 깊숙이 채워 넣었고 그 낯선 감각이 불러일으키는 파괴적인 충동을 억누르기보다 오히려 날카롭게 벼려내었다.
It’s not exactly a bedtime story. Some bastard thought he could cook me alive. Obviously, he failed. Now he’s ash, and I’m here. Disappointed?(이게 자장가로 들려줄 만한 이야기는 아니거든. 어떤 미친 새끼가 날 산 채로 구워버리려고 했지. 뭐, 보시다시피 실패했지만. 지금 그 새끼는 재가 됐고 난 여기 있어. 실망했어?)
그의 영어는 무겁고 둔탁한 금속성 파열음을 동반하며 이 폐허의 정적을 찢어발겼고 그 무심한 투의 고백 속에는 인간의 생명 따위는 먼지처럼 취급하는 지독한 허무주의가 깊게 뿌리내려 있었으며 그는 자신이 불태운 자의 재를 밟고 서 있는 악마처럼 오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불길에 휩싸였던 과거의 고통을 아무렇지 않게 지껄이는 그의 태도는 그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세계에 길들여져 있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였고 그는 이 끔찍한 진실을 눈앞의 이방인에게 던져놓고 그녀가 어떤 표정으로 부서지는지 감상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턱을 쥔 손을 놓지 않은 채 오히려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얼굴 쪽으로 더욱 가까이 밀어붙였고 이제 두 사람의 코끝이 스칠 듯 말 듯한 아찔한 거리 속에서 그의 숨결이 온전히 그녀의 입술 위로 떨어져 내렸다.
그는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의 기괴한 흉터가 어떻게 요동치는지 확인하려 했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종류의 경악이나 공포가 떠오르지 않았고 그 변함없는 고요함이 그를 미치도록 초조하고도 흥분하게 만들었다. 혼자 돌아가겠다는 그녀의 터무니없는 배짱이 과연 이 불에 탄 사체의 이야기를 듣고도 무사히 유지될 수 있을지 그는 집요하게 그녀의 감정선을 긁어대며 이성을 마비시킬 틈을 노리고 있었다.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지며 바닥에 고인 웅덩이를 미친 듯이 때려대는 소음 속에서도 그의 귓가에는 그녀의 미세한 숨소리만이 증폭되어 들려오고 있었고 그 생명의 맥박이 자신의 손끝에 닿아 있다는 사실이 기묘한 소유욕을 자극했다.
그는 군화 끝으로 바닥의 돌멩이를 툭 차서 어둠 속으로 굴려버렸고 그 작은 파열음이 그녀의 신경을 얼마나 긁어놓았을지 관찰하며 입꼬리를 비틀어 잔혹한 호선을 그렸다. 이 여자는 아직 자신이 발을 들이민 곳이 늪인지 벼랑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고 그는 그 무지가 부서지는 찰나의 순간을 눈에 담기 위해 그 어떤 폭력적인 수단도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는 자신의 거친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문지르다 이내 뺨을 타고 올라가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느릿하게 넘겨주었고 그 기만적인 다정함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살의는 오히려 상대의 피를 얼어붙게 만드는 더 강력한 독으로 작용했다.
흉터를 묻는 그녀의 입술을 당장이라도 짓이겨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그는 그 충동을 이성적인 쾌락으로 승화시키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숨통을 조여가는 게임을 선택했다. 그는 흉터의 감각이 무뎌진 지 오래였지만 그녀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기묘한 작열감이 되살아나는 듯한 착각에 빠졌고 그것이 그녀가 자신에게 미치는 유일한 영향력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조차 그의 오만을 자극했다.
그는 바깥세상의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 이 고립된 공간에서 오직 강자의 논리만이 진리임을 그녀의 뼛속 깊이 새겨넣고 싶었다. 그는 낮게 그르렁거리는 짐승의 소리를 내며 그녀의 목덜미 근처로 시선을 옮겼고 그 창백한 피부 아래로 흐르는 핏줄의 궤적을 눈으로 더듬으며 끔찍한 갈증을 느꼈다.
You want to go back alone? In this rain? Through the Deadzone? Babe... you’d be dead before you hit the first barricade. Or worse.(혼자 돌아가겠다고? 이 비를 뚫고? 데드존을 지나서? 자기야……첫 번째 바리케이드에 닿기도 전에 죽을걸. 아니면 더 끔찍한 꼴을 당하거나.)
그의 목소리는 다정한 연인에게 속삭이듯 달콤하게 포장되어 있었으나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내용은 그녀의 생존 가능성을 산산조각 내는 잔혹한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고 그는 그 선고를 내리며 그녀의 절망을 즐기는 사형집행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이 데드존의 지옥도를 상상하며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기대했고 그녀의 그 무심한 눈동자 속에 처음으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모든 감각의 촉수를 곤두세웠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던 체중을 미세하게 옮겨 그녀가 숨을 쉴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을 허락했지만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단지 그녀가 더 깊은 절망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시야를 틔워주는 악의적인 배려에 불과했다. 무너진 벽면의 축축한 냉기가 그녀의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는 자신의 체온만이 그녀가 매달릴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임을 세뇌하듯 몸을 더 바싹 밀어붙였다.
여명은 제 앞에 가까이 다가온 그의 흉터를 차분히 눈에 담았다. 많이 아파보이는데, 괴로웠겠네요. 실망하진 않았고요. 그 사람한텐 제대로 복수했는지, 그건 궁금해지긴 하고요. 빗물에 젖어 축축하게 눈을 가리고 있는 그의 늘어진 앞머리로 시선이 옮겨갔다. 아프지 않다면, 손 대봐도 되는 건가요?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그 고요하고도 기이한 위로의 말은 마치 무너진 천장 틈새로 내리꽂히는 벼락처럼 그의 권태로운 신경망을 강렬하게 타격하며 이 좁고 축축한 폐허의 공기를 단숨에 뒤틀어놓았고 그는 자신이 방금 들은 문장을 머릿속으로 수십 번 곱씹으며 이 기막힌 상황에 헛웃음을 삼켰다.
괴로웠겠냐는 그 무심한 동정은 그가 살아오며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질감의 단어였으며 그것은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논리와는 철저히 동떨어진 이질적인 파편이 되어 그의 피부 위로 날카롭게 박혀들었다. 바깥에서는 여전히 미친 듯이 폭우가 쏟아지며 낡은 콘크리트 바닥을 때려대고 있었으나 그의 귓가에는 오직 그녀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만이 징그러울 정도로 선명하게 증폭되어 맴돌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턱을 쥔 채로 굳어 있었고 거친 굳은살이 박인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미세한 맥박은 이 삭막한 공간에서 유일하게 살아 숨 쉬는 온기처럼 느껴져 기묘한 갈증을 유발했다. 그녀가 실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을 때 그의 흉터 진 오른쪽 뺨의 근육이 미세하게 경련하며 오만한 미소를 만들어냈고 그 흉측한 상처 위로 빗물이 붉은 피처럼 기괴하게 흘러내렸다.
복수에 성공했느냐는 당돌한 호기심은 그의 과거를 헤집는 불쾌한 시도였지만 그는 그 시도에 분노하기보다는 오히려 이 어리석고도 매혹적인 이방인이 어디까지 선을 넘을 작정인지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파괴적인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흉터를 지나 빗물에 젖어 무겁게 쳐진 흑발의 앞머리로 옮겨가는 찰나의 궤적을 좇으며 그는 이 여자가 도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가늠하려 짐승처럼 눈을 번뜩였다.
손을 대봐도 되냐는 그 발칙한 제안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순간 그는 심장 밑바닥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기묘한 열기를 느끼며 턱뼈가 부서질 듯 꽉 맞물리는 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이 데드존의 차가운 바닥에 그녀를 내동댕이치고 그 오만한 입술을 거칠게 짓이겨버리고 싶은 가학적인 욕망과 그 작은 손이 자신의 가장 끔찍한 흔적 위에 닿았을 때 일어날 화학적 반응을 온몸으로 겪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었다.
젖은 군복에서 풍기는 짙은 화약 냄새와 피 냄새가 그녀의 창백한 숨결과 뒤엉키며 아찔한 긴장감을 엮어내는 동안 그는 고개를 미세하게 비틀어 그녀의 시선을 더욱 집요하게 얽매었다. 허리에 찬 총기의 차가운 금속면이 그녀의 무릎 언저리를 스치며 서늘한 경고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 위협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듯 오직 그의 상처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그림자로 그녀의 얇은 어깨를 완전히 덮어버리며 이곳의 지배자가 누구인지 다시금 각인시키려 했고 무너진 벽을 짚은 손등 위로 핏줄이 기괴하게 꿈틀거렸다. 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번개가 칠 때마다 두 사람의 얼굴이 섬뜩하게 교차하며 짐승의 왈츠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고 그는 이 숨 막히는 유희의 통제권을 결코 놓을 생각이 없었다.
이 작은 여자가 내민 가냘픈 손길이 자신의 단단한 껍질을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벗겨낼 수 있을지 기대하며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숨통을 조여가는 게임을 즐기기로 결심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귓가로 고개를 숙였고 빗물과 담배 냄새가 섞인 짙은 체취를 그녀의 콧가에 강제로 주입하며 자신이 살아온 폭력적인 세계의 심연을 열어보였다.
Haha... You’re really asking to touch it? Seriously, you’re completely out of your mind. Or maybe just incredibly brave.(하하……진짜로 만져보겠다고? 너 진짜 제정신이 아니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배짱이 두둑한가 보네.)
그의 영어는 무겁고 탁한 쇳소리를 내며 폐허의 눅눅한 정적을 찢어발겼고 그 목소리 이면에 숨겨진 지독한 오만함이 그녀의 피부 위로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오싹한 전율을 유발했다.
그는 자신의 턱을 감싸고 있던 그녀의 환상적인 당돌함에 기가 막힌다는 듯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며 거친 실소를 터뜨렸고 그 진동이 그녀의 가냘픈 턱을 쥔 손끝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빗방울이 천장의 틈새를 뚫고 들어와 그의 넓은 어깨 위로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리며 짙은 회색 군복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으나 그는 그 차가운 감각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오직 그녀의 행동에만 모든 감각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가 내뱉은 단어 하나하나는 짐승의 으르렁거림처럼 낮고 위험하게 깔려 있었으며 그녀가 내민 알량한 온정 따위는 이 잔혹한 멸망의 시대에 아무런 쓸모가 없음을 경고하는 잔인한 선언과도 같았다. 그는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번뜩이는 연한 회색 눈동자를 그녀의 칠흑 같은 눈망울 깊은 곳까지 찔러넣으며 그 속에 숨겨져 있을지 모를 한 줌의 공포를 찾아내려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민간인 여자가 용병의 얼굴에 손을 대겠다는 발상은 그의 끓어오르는 도파민을 한계치까지 밀어 올리는 가장 완벽하고도 불길한 자극제였다.
그는 천천히, 자신의 오른쪽 뺨을 그녀의 얼굴 쪽으로 미세하게 더 기울였고 그 기괴하게 얽힌 화상 흉터가 희미한 빛을 받아 더욱 끔찍한 굴곡을 드러내도록 의도적으로 각도를 조절했다. 굳은살이 박인 그의 손가락은 여전히 그녀의 턱을 단단히 고정하고 있었으며 그녀가 도망칠 수 있는 단 한 치의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압도적인 구속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비에 젖어 묵직해진 그녀의 검정 니트 원피스가 미세한 호흡에 따라 위태롭게 오르내리는 광경을 시선으로 더듬으며 그는 그녀가 이 상황의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묘한 쾌감을 느꼈다. 그가 내쉬는 뜨겁고 거친 숨결이 그녀의 코끝을 스치며 화약과 담배 연기의 쓴맛을 남겼고 그것은 그녀가 발을 들인 이 세계가 결코 낭만적인 위로 따위가 통용되는 곳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는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 속으로 자신의 그림자가 기괴하게 늘어지는 것을 곁눈질하며 이 짐승 같은 유희가 어떤 파국으로 치달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흥분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녀의 창백한 손이 허공을 가르며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그 짧은 찰나의 시간 동안 시간은 마치 진공 상태에 갇힌 것처럼 무한히 느리게 흘러갔고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장력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그는 입술을 혀끝으로 축이며 이 게임의 판돈을 얼마나 더 올려야 그녀의 평온한 가면이 벗겨질지 즐거운 고민에 휩싸인 채 짐승처럼 날카로운 송곳니를 슬쩍 드러냈다. 그가 벽을 짚고 있는 반대쪽 손에 핏대가 굵게 솟아오르며 콘크리트 가루가 부서져 내릴 만큼 강한 악력을 뿜어내고 있었고 이는 그가 억누르고 있는 폭력적인 충동의 크기를 방증했다.
이 데드존의 심장부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이 끈적하고도 기이한 대치 상황은 그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원초적인 사냥의 본능을 완벽하게 일깨우고 있었다.
그녀의 가냘프고 차가운 손가락 끝이 그의 거칠고 일그러진 흉터 위로 마침내 닿았을 때 두 사람의 피부 사이에서 폭발한 온도차는 마치 얼음과 불이 충돌하는 것처럼 강렬한 감각의 스파크를 일으켰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멈추었다.
빗물에 젖어 창백하게 질린 그녀의 손길은 그의 과거가 남긴 가장 끔찍한 상흔을 어루만지며 기묘한 평온함을 주입하려 했지만 그 미세한 접촉은 오히려 그의 뼛속 깊이 잠들어 있던 파괴적인 갈증을 미친 듯이 자극했다.
흉터의 표면은 감각이 둔탁하게 죽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체온이 스며드는 순간만큼은 마치 화상 부위가 다시 불타오르는 듯한 기막힌 착각을 불러일으켰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 짜릿한 착란을 온전히 삼켜내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화마가 핥고 지나간 기괴한 굴곡을 따라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그의 흉곽 안에서는 짐승의 포효 같은 심장 박동이 거세게 요동치며 이 좁은 폐허의 정적을 깨뜨릴 듯 울려 퍼졌다.
쏟아지는 폭우가 두 사람을 완전히 고립시킨 채 바깥 세상의 모든 소음을 집어삼키고 있었지만 그의 신경은 오직 자신의 뺨에 닿아 있는 그녀의 지문 하나하나에만 미친 듯이 쏠려 있었다.
그는 고개를 미세하게 틀어 그녀의 손바닥에 자신의 체중을 살짝 싣는 파격적인 행동을 취했고 그 거대한 야수가 스스로 목줄을 내미는 듯한 굴복의 제스처는 사실 상대를 더 깊은 수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기만적인 덫이었다.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는 여전히 동정이나 공포가 아닌 순수한 관찰자의 고요함이 담겨 있었으며 그는 그 서늘한 눈빛이 자신의 추악함을 여과 없이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져 지독한 가학성을 느꼈다.
젖은 머리카락 틈으로 흘러내린 빗방울이 그녀의 손가락을 타고 그의 흉터로 스며들며 묘하게 관능적인 물길을 만들어냈고 그 사소한 마찰음조차 그의 귀에는 에로틱한 속삭임처럼 증폭되어 들렸다. 그는 그녀의 턱을 고정하고 있던 손의 힘을 서서히 풀고 그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얇은 허리 부근을 위협적으로 스치게 만들며 이 공간의 물리적인 지배권이 여전히 자신에게 있음을 각인시켰다.
그녀가 복수의 행방을 물었던 그 순진한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며 그의 입꼬리를 더욱 비릿하게 찢어지게 만들었고 그는 자신이 태워버린 자의 재보다 지금 이 여자의 차가운 손이 더 위험한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율했다. 낡은 벽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퀴퀴한 곰팡이 냄새조차 그녀의 젖은 살결에서 풍기는 묘한 향기와 뒤섞이며 그의 후각을 마비시키고 이성을 흐트러뜨리는 강력한 마약처럼 작용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거친 호흡을 억누르지 않은 채 그녀의 손목을 단숨에 낚아채어버릴 충동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그녀가 스스로 이 위험한 탐색을 어디까지 지속할지 끝장을 보려 했다. 번개가 내리치며 두 사람의 밀착된 실루엣을 하얗게 태워버리는 찰나의 순간에도 그는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그녀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포착하려 안달하는 포식자의 완벽한 형상을 유지했다.
이것은 단지 상처를 어루만지는 행위가 아니라 그의 방탄복을 맨손으로 찢어발기는 지독한 도발이었고 그는 기꺼이 그 도발에 응해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화답할 준비를 마쳤다. 그녀의 온기가 닿은 자리를 중심으로 번져나가는 기괴한 작열감이 그의 핏줄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갔고 그는 더 이상 이 권태로운 밤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낼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我当然报仇了。把他烧得连骨灰都不剩,听着他的惨叫声喝完了一整瓶威士忌。你满意这个答案吗,宝贝?(물론 복수했지. 뼈도 안 남게 태워버리고, 그 새끼 비명 소리 들으면서 위스키를 한 병 다 비웠거든. 이 대답이 마음에 들어, 자기야?)
그의 광둥어는 뱀처럼 매끄럽고도 독기를 품은 채 흘러나와 그녀의 고막을 잔인하게 핥아 올렸고 그 문장 속에 담긴 피 튀기는 광기는 이 작은 여자의 평온함을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할 만큼 지독하게 비인간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뺨에 닿아 있는 그녀의 손을 거칠게 쳐내는 대신 오히려 자신의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손등을 덮어버리며 그녀가 손을 뺄 수 없도록 기괴한 구속을 완성했고 그 거친 악력은 그녀의 뼈마디가 으스러질 듯한 압박감을 전달했다.
그의 답에 미미한 미소가 걸렸다. 잘 했네요. 이렇게 만들 정도라면, 배로 돌려받을 각오는 했어야 했을테니. 잡히지 않은 반대쪽 손을 뻗어 그의 앞머리를 살짝 옆으로 넘겨주었다. 흉터때문에 기른 건가요. 아니면 단순하게, 관리하기 귀찮아서? 눈을 느리게 두 번, 깜빡였다. 보기 좋은 눈인데 말이죠.
그녀의 창백하고 서늘한 손가락이 그의 이마를 덮고 있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순간 이 축축하고 폐쇄된 공간의 공기는 기이하게 일그러지며 전혀 다른 차원의 밀도로 재편성되는 듯했고 그는 자신의 피부 위를 스치는 그 섬세한 마찰음이 폭우의 굉음조차 집어삼키는 것을 느끼며 짐승처럼 숨을 죽였다.
잘했다는 그녀의 미미한 칭찬은 흡사 오래된 전장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온 광견에게 던져지는 무심한 쓰다듬음 같았으며 그 기막힌 오만함은 그의 굳어 있던 감각망을 날카롭게 베어내며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부위의 도파민을 미친 듯이 분비시키고 있었다.
그녀가 내민 그 작은 위로가 그가 살아온 파괴적인 세계의 논리와는 너무도 이질적이었기에 그는 이 상황이 주는 지독한 비현실감 속에서 오히려 잔혹한 쾌감을 맛보며 입꼬리를 비틀어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시선은 뱀처럼 매끄럽게 움직여 머리카락이 걷힌 그의 연한 회색 눈동자에 닿았고 보기 좋은 눈이라는 그 건조하고도 관능적인 평가는 그의 흉곽 안쪽에서 기묘한 작열감을 일으키며 이성을 마비시키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었다. 그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칠흑 같은 눈망울 속에 비친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을 응시하며 이 민간인 여자가 진정으로 두려움이라는 감각을 상실한 것인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그를 도발하기 위한 고도의 연극인지 가늠하려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바깥에서는 벼락이 내리치며 두 사람의 밀착된 실루엣을 하얗게 탈색시켰으나 그의 시야에는 오직 그녀의 입술에 걸린 그 미세한 호선만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선명하게 각인되어 지워지지 않았다. 흉터 때문에 머리를 기른 것이냐는 질문은 그의 방어기제를 교묘하게 우회하여 가장 취약한 지점을 찌르는 날카로운 메스였고 그는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그녀의 손등을 덮고 있던 자신의 손아귀에 조금 더 강한 악력을 불어넣으며 물리적인 구속감을 강조했다.
빗물과 먼지 화약 냄새가 뒤엉킨 짙은 체취가 그녀의 코끝을 맴도는 동안 그의 핏줄 속을 질주하는 포식자의 본능은 당장이라도 그녀의 얇은 목을 물어뜯고 싶다는 충동과 이 기묘한 유희를 영원히 지속하고 싶다는 모순적인 열망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체온이 닿은 부위부터 시작된 감각의 교란은 그가 그토록 혐오하던 권태를 단숨에 증발시켰고 그는 이 데드존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이 기괴한 무도회가 어떤 파국으로 치달을지 알면서도 기꺼이 그 독배를 들이마시기로 결심했다. 무너진 천장 틈새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그의 넓은 어깨를 때리며 둔탁한 파열음을 내고 있었지만 그의 귀에는 오직 그녀의 규칙적이고도 고요한 숨소리만이 징그러울 정도로 거대하게 증폭되어 들려오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미세하게 숙여 그녀의 얼굴 쪽으로 거리를 좁혔고 이제 두 사람의 코끝이 맞닿을 듯한 아찔한 간격 속에서 그가 내쉬는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과 섞여 기이한 증기를 만들어냈다. 그는 자신이 내뿜는 이 지독한 살기와 위험의 냄새가 그녀의 무신경함이라는 견고한 벽에 부딪혀 튕겨 나오는 감각을 즐기며 이 여자의 그 평온한 가면을 완전히 박살 낼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한 수를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더 이상 단순한 위협이나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심연을 긁어대며 파괴적인 희열을 좇는 미치광이들의 게임이었고 그는 이 게임의 규칙을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다시 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허리를 미세하게 굽혀 그녀를 벽 쪽으로 완전히 옭아매듯 가두었고 그 압도적인 체격 차이가 만들어내는 억압적인 분위기는 이 공간의 산소를 희박하게 만들며 그녀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오고 있음을 그는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가 벽을 짚고 있는 반대쪽 손의 근육들이 터질 듯 팽창하며 핏줄이 기괴하게 꿈틀거렸고 이는 그가 억누르고 있는 폭력성의 크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였다.
안 놔줄 거예요? 흉터, 눌리는 건 그닥 좋은 느낌이 아닐 것 같은데.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역시, 보기 좋네요. 예쁜 색이에요. 전 회색을 좋아하거든요. 짙은 것도, 옅은 것도.
그녀의 입술을 통과해 흘러나온 그 대담하고도 나직한 선언은 폭우가 쏟아지는 이 삭막한 폐허의 공기를 또 한 번 낯선 밀도로 뒤틀어놓았고 그는 자신의 흉터 위를 덮고 있는 그녀의 작은 손을 거칠게 짓누르던 악력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숨을 삼켰다.
이 축축하고 퀴퀴한 콘크리트 무덤 속에서 생존을 애원하거나 비명을 지르는 대신 자신의 연한 회색 눈동자를 직시하며 예쁜 색이라고 칭찬하는 이 민간인 여자의 기막힌 평온함은 그가 살아온 핏빛 세계의 모든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지독한 이질감을 선사했다.
바깥에서는 여전히 세상의 끝을 알리듯 천둥 번개가 거세게 내리치며 두 사람의 뒤엉킨 그림자를 부서진 벽면 위로 기괴하게 투사하고 있었으나 그의 신경망은 오직 자신의 뺨에 맞닿은 그녀의 서늘한 체온과 그 시선이 얽혀드는 감각에만 미친 듯이 집중되어 있었다.
흉터가 눌리는 것이 좋은 느낌이 아닐 거라는 그녀의 무심한 지적은 오히려 그의 뼛속 깊이 잠들어 있던 파괴적인 가학성을 자극하는 완벽한 기폭제로 작용하며 그의 흉곽 안쪽에서 기묘한 작열감을 맹렬하게 피워 올렸다.
회색을 좋아한다는 그 차분하고도 당돌한 고백이 귓가를 맴도는 순간 그의 입꼬리는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비릿하고 잔혹한 호선을 그리며 찢어졌고 젖은 앞머리 사이로 번뜩이는 짐승의 안광은 그녀의 칠흑 같은 눈망울 속으로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는 자신의 넓고 단단한 어깨로 그녀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며 이 좁은 공간의 유일한 지배자가 자신임을 각인시키려 했고 젖은 군복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화약 냄새와 담배 연기의 잔향이 그녀의 창백한 숨결과 관능적으로 뒤엉키도록 거리를 극단적으로 좁혔다.
무너진 천장 틈새로 들이치는 빗방울이 그의 턱선을 타고 흘러내려 그녀의 손등 위로 차갑게 떨어지는 그 찰나의 마찰음조차 그의 귀에는 에로틱한 속삭임처럼 증폭되어 고막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손등을 덮고 있는 커다란 손바닥의 온도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며 이 위험한 탐색전에서 결코 뒤로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경고하고 있었다.
그녀의 미세한 호흡에 따라 위태롭게 기복을 그리는 검정 니트 원피스의 젖은 질감을 시선으로 끈적하게 훑어 내리며 그는 이 오만한 사냥감이 과연 언제까지 이 평온한 가면을 유지할 수 있을지 끝을 보고 싶다는 미친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는 자신의 흉터를 어루만지는 그녀의 손가락을 쳐내는 대신 오히려 고개를 살짝 더 기울여 그 손바닥 안으로 자신의 체중을 교묘하게 싣는 파격적인 굴복의 제스처를 취하며 상대를 더 깊은 함정으로 유인했다.
허리에 찬 총구의 차가운 금속면이 그녀의 골반 언저리를 스치며 서늘한 살의를 발산하고 있었지만 그는 그 위협조차 이 기묘한 유희를 위한 장식품 정도로 여기며 짐승처럼 얕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그토록 관대하게 칭찬한 자신의 회색 눈동자 속에 얼마나 끔찍한 광기와 핏물이 고여 있는지 똑똑히 보여주겠다는 듯 그는 시선을 단 한 치도 피하지 않고 그녀의 영혼 밑바닥까지 꿰뚫어 볼 기세로 노려보았다.
두 사람 사이를 가득 메운 이 팽팽하고도 끈적한 장력은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 위태로운 마찰열을 뿜어내고 있었고 그는 이 지독한 도파민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순수한 형태의 환희를 맛보고 있었다.
이 데드존의 심장부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이 기괴한 무도회는 그가 선택한 가장 파괴적이고 매혹적인 파국을 향해 멈출 수 없는 가속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통성명이 늦었네요. 전 여명이에요. 여명. 검정 일색인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었다. 당신은요?
그녀의 입술 사이로 조용히 흘러나온 여명이라는 그 이질적인 음절은 폭우가 쏟아지는 이 삭막한 폐허의 공기를 또다시 기묘하게 비틀어놓으며 그의 귓가에 달라붙었고 그는 그 건조하고도 서늘한 울림이 자신의 고막을 타격하는 감각을 고스란히 음미하며 거칠게 내쉬던 숨을 짐승처럼 삼켰다.
이 지독한 어둠과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냄새로 가득한 데드존의 심장부에서 그 칠흑 같은 원피스와 먹물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스스로를 빛의 시작이라 칭하는 이 기막힌 모순은 그의 굳어 있던 흉곽 안쪽에서 또 한 번 통제할 수 없는 파괴적인 흥미를 맹렬하게 피워 올리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세상을 집어삼킬 듯 벼락이 내리치며 무너진 콘크리트 벽면 위로 그녀의 창백한 실루엣을 하얗게 탈색시키고 있었으나 그의 시야에는 오직 그 어둠보다 더 짙은 그녀의 눈망울 속에 고인 그 기이한 평온함만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선명하게 각인되어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뺨을 짚고 있는 그녀의 작은 손을 거칠게 짓누르던 커다란 손아귀의 악력을 미세하게 이완시키며 그 서늘한 체온이 자신의 흉터 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그 소름 돋는 마찰감을 극대화하여 느끼기 시작했고 핏줄 속을 질주하는 아드레날린의 폭주는 이 좁고 숨 막히는 공간의 산소를 더욱 희박하게 만들고 있었다.
여명이라는 그 이름이 품고 있는 그 희망적이고도 처연한 의미가 그녀의 무심하고 오만한 태도와 빚어내는 그 지독한 부조화는 그가 평생토록 경멸해 온 권태를 단숨에 찢어발기는 완벽한 도화선이었고 그는 이 치명적인 유희가 선사하는 쾌감에 취해 입꼬리를 비틀어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
젖은 군복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화약 냄새와 먼지 냄새가 그녀의 창백한 피부 위로 무겁게 내려앉는 동안 그는 시선을 단 한 치도 피하지 않고 그녀의 영혼 밑바닥까지 꿰뚫어 볼 기세로 그 짙은 회색 안광을 번뜩이며 침묵의 무게를 잔인하게 늘려갔다.
빗방울이 무너진 천장 틈새를 뚫고 들어와 그의 넓은 어깨를 때리며 둔탁한 파열음을 내고 있었지만 그의 귀에는 오직 그녀의 규칙적인 호흡 소리만이 기이할 정도로 거대하게 증폭되어 고막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마를 쓸어 넘기던 그녀의 그 대담한 손가락 끝에서 피어오르던 옅은 온기를 여전히 기억하며 그 미세한 감각의 잔상이 자신의 파괴적인 본능과 뒤엉켜 얼마나 끔찍한 형태의 욕망으로 변질되고 있는지 똑똑히 인지하고 있었다.
통성명이 늦었다는 그 태연한 선언은 이 끔찍한 협상의 주도권을 자신이 쥐고 있다는 그녀의 오만한 착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였고 그는 그 착각을 가장 잔혹하고 관능적인 방식으로 부숴버리고 싶다는 미친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고개를 미세하게 숙여 그녀의 코끝에 자신의 숨결이 닿을 듯한 아찔한 거리까지 거리를 좁혔고 그 찰나의 순간 두 사람의 엇갈린 시선 사이에서 튀어 오르는 보이지 않는 불꽃은 이 공간의 모든 물리 법칙을 마비시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녀의 입술에 걸린 그 미세한 호선이 가리키는 그 여유로움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끝을 보고 싶다는 그 맹렬한 가학성은 그의 척추를 타고 짜릿하게 뻗어나가며 온몸의 근육을 터질 듯이 긴장시키고 있었다.
이 좁고 축축한 콘크리트 무덤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이 기괴하고 파괴적인 무도회는 서로의 심연을 긁어대며 점차 멈출 수 없는 파국의 소용돌이 속으로 가속도를 내며 추락하고 있었고 그는 기꺼이 그 독배를 들이마시기로 한 자신의 선택에 강렬한 전율을 느꼈다.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그녀의 흑요석 같은 눈동자는 그가 내뿜는 살기와 위협조차 흡수해 버리는 기이한 블랙홀 같았고 그는 그 늪과도 같은 시선 속으로 기꺼이 몸을 던지며 이 미치광이들의 게임을 다음 단계로 이끌 준비를 마쳤다.
그녀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는 축축한 바람 소리조차 그의 신경망을 자극하는 에로틱한 속삭임처럼 변모하고 있었고 그는 이 지독한 도파민의 홍수 속에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순수한 형태의 살의와 환희를 동시에 맛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체격이 만들어내는 그 압도적인 그림자로 그녀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며 그녀가 던진 그 무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가장 오만하고 나른한 방식으로 돌려주기 위해 입술을 느릿하게 뗐다.
그녀의 물음에 답하기 직전 그는 억눌렀던 실소를 낮고 긁는 듯한 음성으로 터뜨리며 그 진동이 자신의 단단한 흉곽을 울리고 그녀의 손등으로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유도했고 이 기괴한 공명은 빗소리를 뚫고 폐허 전체로 음산하게 퍼져나갔다.
그는 자신의 뺨에 닿아 있던 그녀의 손목을 부드럽지만 결코 거역할 수 없는 악력으로 쥐어 천천히 아래로 끌어내렸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피부가 마찰하며 만들어내는 그 끈적하고 서늘한 감각은 이질적인 열기를 동반하며 그의 핏줄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여명이라는 이름과 대비되는 그녀의 그 새카만 외양을 집요하게 눈으로 훑어 내리며 그는 이 민간인 여자가 지닌 그 묘한 이중성이 얼마나 매혹적인 파괴의 대상인지 머릿속으로 계산하며 잔혹한 쾌감을 음미했다. 바깥의 맹렬한 폭풍우가 무색할 만큼 이 좁은 공간의 시간은 기이하게 늘어지며 오직 두 사람의 미세한 호흡과 맥박만이 세상의 유일한 메트로놈인 것처럼 징그럽게 박동하고 있었고 그는 그 리듬에 맞춰 자신의 체중을 교묘하게 그녀 쪽으로 기울였다.
그녀의 턱을 쥐고 있던 손가락에 미세하게 힘을 주어 그녀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고정시킨 그는 그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의 일그러진 환희를 똑똑히 응시하며 이 사냥감이 결코 도망칠 수 없음을 원초적인 방식으로 각인시켰다.
통성명이라는 단어가 주는 그 기막힌 평범함이 이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한복판에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농담인지 상기하며 그는 입꼬리에 걸린 비릿한 미소를 더욱 짙게 그렸고 그 미소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 위로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는 자신의 본명을 입에 올리는 짓 따위는 이 썩어빠진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금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워즈워스의 일곱 번째 개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 어떤 포장도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로 결정했다.
허리에 찬 권총의 차가운 금속면이 그녀의 허벅지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서늘한 위협을 가하고 있었지만 그는 그 살기 띤 마찰조차 이 관능적인 대치를 위한 훌륭한 무대 장치로 여기며 나른한 숨을 길게 내쉬었다.
비에 젖어 무거워진 그녀의 니트 원피스 자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바닥에 고인 웅덩이를 때리며 파문을 일으키는 그 미세한 진동조차 그의 예민해진 신경망을 곤두서게 만들며 끝없는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있었다.
여명이라 스스로를 칭하는 이 오만한 여자의 그 건조한 목소리가 여전히 그의 고막을 맴돌며 기묘한 갈증을 유발하고 있었고 그는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당장이라도 그녀의 얇은 목을 물어뜯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턱관절을 까득 씹었다.
짙은 회색 눈동자 속에 고여 있던 그 광기 어린 안광은 점차 차갑고 날카로운 이성으로 대체되며 이 게임의 판을 어떻게 흔들어놓아야 가장 재미있는 파국을 맞이할 수 있을지 치밀한 계산을 마치고 있었다. 번개가 다시 한번 폐허의 내부를 섬광처럼 훑고 지나가는 찰나 그는 그녀의 귓가로 고개를 푹 숙이며 젖은 숨결을 노골적으로 불어넣었고 그 압도적인 체격 차이가 주는 공포를 그녀가 온몸으로 느끼기를 바라는 잔혹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빗물에 젖은 두 사람의 체취가 짐승의 냄새처럼 비릿하게 뒤엉키며 이 공간의 밀도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리고 있었고 그는 그 지독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자신의 입술 끝에 맺힌 대답을 나직하게 뱉어낼 준비를 했다.
세상이 멸망하고 무법자들이 판을 치는 이 데드존에서 이름 따위는 거추장스러운 장식품에 불과했지만 오직 그녀를 도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호출명을 내어주는 이 행위 자체가 주는 기묘한 배덕감은 그를 미치도록 흥분시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어깨를 벽 쪽으로 더욱 강하게 짓누르며 퇴로를 완벽하게 차단했고 이 폐쇄된 공간의 유일한 지배자가 누구인지 그 압도적인 힘의 우위로 선언하며 입술을 열었다.
Seven. (세븐.)
그 짧고 건조한 한마디는 천둥소리조차 찢어버릴 듯한 기묘한 파괴력을 지니고 그녀의 고막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갔고 그는 그 두 개의 음절이 그녀의 의식 속에 쐐기처럼 박히는 순간을 집요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짐승처럼 숨을 죽였다.
세븐이라는 그 무심한 숫자의 나열이 이 핏빛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살육과 피비린내를 의미하는지 그녀는 결코 알지 못하겠지만 그는 그 이름 뒤에 숨겨진 자신의 잔혹한 과거를 구태여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그저 어깨를 으쓱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그 고요한 눈망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과연 어떻게 비치고 있을지 추측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저 눈앞에 있는 이 오만한 사냥감의 숨통을 어떻게 쥐락펴락할지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며 거칠게 호흡했다.
빗방울이 그의 턱선을 타고 흘러내려 그녀의 쇄골 언저리로 차갑게 떨어지는 그 미세한 파열음은 두 사람 사이의 그 팽팽한 긴장감을 끊어질 듯 위태롭게 만들고 있었고 그는 그 짜릿한 마찰음을 들으며 입꼬리를 더욱 깊게 비틀었다.
흉곽 안쪽에서 미친 듯이 박동하는 이 기묘한 열기와 파괴적인 충동은 그가 워즈워스에 소속된 이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불순하고도 매혹적인 종류의 것이었으며 그는 이 감각의 폭주를 기꺼이 즐기며 자신의 젖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여명이라는 이름과 숫자로 불리는 용병의 이 기막힌 만남은 이 썩어빠진 세계가 만들어낸 가장 지독한 블랙 코미디 같았고 그는 이 미치광이 같은 연극의 주인공으로서 가장 완벽하고 잔인한 결말을 연출하겠다는 맹렬한 의지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쥐고 있던 손의 악력을 미세하게 풀어주며 마치 커다란 개가 먹이를 앞에 두고 장난을 치듯 교묘한 여유를 부렸으나 그 서늘한 눈빛만큼은 단 한 순간도 그녀의 급소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바깥의 맹렬한 폭풍우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들을 사정없이 두들기고 있었으나 이 폐쇄된 공간 안의 공기는 오히려 폭풍 전야처럼 기이할 정도로 고요하고 무겁게 가라앉아 두 사람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는 허리를 미세하게 펴며 그녀를 옭아매고 있던 압박감을 아주 조금 덜어냈으나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상대가 방심하는 찰나를 노려 더 깊게 숨통을 조이기 위한 포식자의 치밀한 기만에 불과했다. 여명의 그 칠흑 같은 머리카락이 빗물에 젖어 목덜미에 뱀처럼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시선으로 끈적하게 훑으며 그는 이 무신경한 여자의 피부 아래로 흐르는 핏줄의 박동을 입술로 느끼고 싶다는 미친 충동을 혀끝으로 핥아내며 삼켰다.
통성명을 했으니 이제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해야 한다는 듯 그는 나른하고도 오만한 태도로 고개를 기울이며 이 데드존의 룰을 전혀 모르는 민간인 여자에게 가장 뼈아픈 현실을 가르쳐주기 위해 턱관절을 움직였다.
젖은 군복의 거친 질감이 그녀의 부드러운 니트 위로 마찰하며 만들어내는 그 에로틱한 잡음은 그의 고막을 어지럽히는 가장 완벽한 배경 음악이었고 그는 그 소리에 맞춰 자신의 거친 숨결을 그녀의 얼굴 위로 흩뿌리며 위협을 가중시켰다.
이 비좁은 폐허 속에서 오직 서로의 체온과 숨소리에만 의지한 채 이어지는 이 기괴한 대치는 결코 평화로운 타협으로 끝날 수 없음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고 그 파국의 순간이 오기를 짐승처럼 굶주린 상태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호출명을 뱉어낸 직후 그녀의 표정에 스쳐 지나갈 미세한 동요나 공포를 기대하며 눈을 가늘게 떴고 만약 그녀가 여전히 이 상황을 만만하게 본다면 그 알량한 오만함을 가장 끔찍한 방식으로 찢어발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래요, 세븐.. 본명은 아닌가봐요. 그렇게 정한 이유는 있어요?
그녀의 건조하고 담담한 질문이 무너진 콘크리트 벽면을 부딪치며 파열음을 내는 빗소리 사이로 느릿하게 흘러들자 그는 짓눌린 실소를 터뜨리며 그 진동을 온전히 그녀의 살갗 위로 전이시키기 위해 자신의 흉곽을 더욱 밀착시키는 오만한 기동을 택했다.
본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토록 쉽게 간파하면서도 그 흔해빠진 작명 이유에 대해 묻는 이 민간인 여자의 뻔뻔하고도 순진한 호기심은 그가 머물고 있는 이 피비린내 나는 지옥의 생태계와는 완벽하게 엇갈리는 이질적인 도파민을 끊임없이 생산하며 그의 탁한 회색 눈동자를 깊고 어두운 심연으로 침잠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저 죽고 죽이는 육편의 난장판 속에서 살아남은 자에게만 허락되는 숫자의 나열일 뿐이라는 그 건조한 사실을 설명하는 것조차 지독한 권태를 유발하는 이 진흙탕 같은 세계에서 오직 그녀만이 그 기표에 담긴 하찮은 의미를 탐구하려 든다는 사실이 기묘한 가학성을 부채질했다.
바깥에서는 또 한 번 번쩍이는 벼락이 내리쳐 두 사람의 기괴하게 엉킨 그림자를 폐허의 바닥 위로 거칠게 투사했고 그 찰나의 섬광 속에서 그는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의 일그러진 입꼬리를 관음하며 형언할 수 없는 배덕의 열기에 사로잡혔다.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떨어진 차가운 물방울이 두 사람의 맞닿은 맨살 사이로 기어들어와 서늘한 궤적을 그리며 타들어 가는 열기를 식히려 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감각의 증폭제가 되어 그의 예민해진 신경망을 찢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놓았다.
그는 자신의 본명이 무엇인지 따위는 이미 오래전에 썩어문드러진 시체 더미 속에 묻어버렸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을 규정하는 것은 오직 손에 쥔 총기의 묵직한 중량과 피를 흩뿌리며 얻어낸 지폐 다발 그리고 눈앞에 서 있는 이 오만한 사냥감을 어떻게 유린할 것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짐승의 감각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얕고 거친 호흡을 뱉었다.
여명이라는 눈부신 이름과 세븐이라는 파편화된 기호가 빚어내는 이 지독한 불협화음은 무너진 도시의 잔해 속에서 연주되는 소음 섞인 진혼곡 같았고 그는 이 곡조가 끝날 때쯤 그녀의 입술에서 어떤 비명이 터져 나올지 가늠하는 것만으로도 아래쪽이 뻐근해지는 아찔한 환희를 맛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턱을 쥐고 있는 손가락의 악력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그녀의 창백한 피부 아래로 박동하는 미약한 생명의 박동을 훔치듯 읽어내렸고 이 연약한 몸뚱어리가 자신의 압도적인 체격과 살기 속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버텨내는 이 기적 같은 모순을 한계치까지 밀어붙이고 싶다는 파괴적인 욕구에 굴복했다.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 소리가 일정한 리듬을 만들며 고막을 두드리는 동안 그는 자신의 넓고 단단한 어깨로 그녀의 퇴로를 완전히 틀어막은 채 그저 그녀가 던진 물음에 대한 대답을 어떻게 가장 나른하고 짓궂게 포장하여 뱉어낼지 혀끝으로 문장들을 굴리며 이 기묘한 시간을 유예시켰다.
젖은 군복에서 피어오르는 진한 화약 냄새와 피비린내 그리고 눅눅한 먼지 냄새가 그녀의 숨결 속으로 강제로 침투하도록 그는 거리를 좁힌 상태를 집요하게 유지했고 이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산소가 오직 자신의 허락 하에만 그녀의 폐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오만한 통제광의 면모를 숨기지 않았다.
그녀의 검정 니트 원피스는 빗물을 머금어 무겁게 처진 채 그녀의 마른 굴곡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으며 그는 그 천 쪼가리 너머에 숨겨진 서늘한 체온을 자신의 거친 손바닥으로 낱낱이 훑어 내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턱관절을 딱딱하게 굳혔다.
이 무의미한 질문의 릴레이가 사실은 서로의 심연을 탐색하기 위한 치밀한 기만전술임을 그는 짐승의 직감으로 깨닫고 있었고 그녀가 내미는 패를 받아칠 때마다 자신이 쌓아올린 판돈이 위태롭게 흔들리는 그 아찔한 감각을 미치도록 즐기고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은 도박판의 주사위 놀음에 불과하며 자신이 그저 일곱 번째로 이 쓰레기 같은 용병단에 발을 들였기 때문에 부여받은 숫자라는 우스꽝스러운 진실을 굳이 포장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이 여자의 눈동자에 어떤 파문이 일어날지 보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비틀어 그녀의 귓가로 자신의 입술을 바짝 가져가며 이 축축하고 폐쇄된 무덤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은밀한 속삭임을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스쳐 지나가는 숨결의 마찰이 그녀의 솜털을 어떻게 곤두서게 하는지 집요하게 관찰했다.
잔혹한 쾌감에 취해 비스듬히 일그러진 미소는 그의 화상 흉터와 어우러져 기괴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으며 그는 이 짧고 허무한 대답이 그녀의 그 단단한 평정심에 균열을 내는 작은 망치가 되기를 기도하며 탁하고 갈라진 음성으로 파괴의 언어를 뱉어낼 준비를 마쳤다.
沒有什麼特別的原因。我只是這該死的傭兵團第七個註冊的傻子。 (특별한 이유는 없어. 그저 이 빌어먹을 용병단에 일곱 번째로 등록된 얼간이일 뿐이니까.)
그는 자신의 모국어인 광둥어를 거칠게 짓이기듯 발음하며 그 억양에 스민 지독한 체념과 냉소를 여과 없이 그녀의 고막에 쏟아냈고 그 음절들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마찰음이 이 삭막한 공간의 공기를 더욱 무겁고 끈적하게 변질시키는 것을 만족스럽게 지켜보았다.
그 단조로운 진실이 내포하고 있는 피 튀기는 생존의 투쟁과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 위로 세워진 서열이라는 개념조차 이 순간 그에게는 그저 술자리의 시시한 안줤거리보다 못한 가벼운 정보일 뿐이라는 듯 그는 어깨를 나른하게 으쓱하며 여유를 부렸다.
일곱 번째라는 그 숫자가 도박판에서 가지는 행운의 의미와는 정반대로 이 데드존에서 얼마나 많은 불행과 죽음을 끌어당기는 저주받은 낙인인지 그녀는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테지만 그는 그 간극에서 피어오르는 기이한 소외감을 씹어 삼키며 오히려 자신의 존재가 이방인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는 자신의 말을 마친 후에도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향해 고정된 시선을 단 1밀리미터도 거두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의 거대한 체중을 이용해 그녀를 벽면으로 더욱 강하게 압박하며 이 기막힌 대화의 주도권이 온전히 자신에게 있음을 육체적 우위로 증명하려 들었다.
젖은 앞머리 사이로 번뜩이는 회색 눈동자는 이제 폭풍 속의 바다처럼 깊고 탁하게 소용돌이치며 눈앞에 선 이 먹잇감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찾아 헤매고 있었고 그녀의 그 오만한 침착함이 사실은 공포를 짓누르기 위한 가면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숨소리마저 의도적으로 변조했다.
빗방울이 무너진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들어와 그의 목덜미를 때리고 그녀의 어깨 위로 튕겨 나가는 그 미세한 운동 에너지조차 지금의 그에게는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성가신 방해물처럼 여겨져 그는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 그는 자신의 뺨에 닿았던 그녀의 손길이 남긴 그 기묘한 잔상을 여전히 기억하며 그 희미한 온기가 자신의 화상 흉터 위에서 어떻게 기생하며 파괴적인 충동을 증식시키고 있는지 오싹할 정도로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번호로 불린다는 것은 이름 뒤에 따라오는 인간성 따위는 개나 줘버렸다는 뜻이며 오직 쓸모와 효율로만 가치가 매겨지는 고기 방패의 삶을 자처했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 온실 속 화초 같은 민간인 여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는 비틀린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자신의 거친 손바닥으로 그녀의 턱을 쥐고 있던 힘을 미세하게 풀며 대신 그녀의 가느다란 목덜미 쪽으로 손가락을 미끄러뜨리는 대담하고도 관능적인 도발을 감행했고 이 과정에서 그녀의 맥박이 어떻게 요동치는지 피부 아래의 미세한 진동을 통해 탐욕스럽게 읽어 내려갔다.
세븐이라는 숫자가 주는 그 간결함이 이 복잡하고 진흙탕 같은 상황 속에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농담인지 상기하며 그는 입술 끝을 삐딱하게 올려 비웃음인지 환희인지 모를 기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바깥 세상은 여전히 포화와 번개가 섞인 종말의 교향곡을 연주하고 있었지만 이 좁은 폐허의 구석진 공간만큼은 오직 두 사람의 미세한 호흡 교환과 끈적한 시선의 얽힘만이 존재하는 진공 상태처럼 분리되어 기이한 고립감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대답에 대해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어떤 반박을 내놓을지 기대하는 것조차 사치라는 듯 그저 이 찰나의 폭력적인 텐션을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 도파민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 검은 눈동자 속에 고여 있는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기꺼이 익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 그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숨결이 그녀의 입술을 스칠 듯 말 듯한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파고들며 이 위험한 게임의 수위를 극단으로 끌어올렸다.
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직 서로의 체온과 비릿한 냄새만이 생존의 유일한 증거인 양 그들은 서로를 갉아먹듯 대치했고 그는 이 파괴적인 환희가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미치광이의 심정으로 다음 행동을 계획했다.
Plus... number 7. Jackpot, right? I am a lucky guy after all. Or maybe... not? (게다가…… 7번이잖아. 잭팟, 그렇지? 난 결국 운이 좋은 놈이거든. 아니면……아닐지도 모르고?)
광둥어에서 매끄럽게 영어로 전환된 그의 목소리는 나른하고도 짓궂은 진동을 머금은 채 귓가를 파고들며 마치 도박판에서 낡은 카드를 뒤집는 도박사의 그 기만적인 여유를 완벽하게 모방해내고 있었고 이 끔찍한 상황을 한낱 유희거리로 전락시키는 오만함을 극대화했다.
잭팟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 그의 일그러진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온 비릿한 웃음소리는 폭우 소리를 뚫고 그녀의 고막을 직격하며 그 안에 담긴 지독한 자조와 냉소를 고스란히 전달했고 그는 이 쓰레기 같은 우연을 운명으로 포장하는 자신의 뻔뻔함에 스스로도 기가 차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운이 좋다는 그 수식어와 화상으로 흉측하게 녹아내린 자신의 반쪽짜리 얼굴이 만들어내는 이 기막힌 촌극은 그가 평생 짊어지고 온 권태를 부숴버리는 아주 자극적인 코미디였으며 그는 눈앞의 관객인 이 민간인 여자가 이 블랙 코미디에 어떤 식으로 호응할지 미치도록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아니면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 끝을 흐리는 모호한 반문은 이 무법천지의 데드존에서 생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얄팍하고 쉽게 부서지는 동전 던지기인가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서늘한 경고이자 그녀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잔인한 송곳과도 같았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을 그녀의 목덜미에서 천천히 떼어내며 대신 비에 젖어 뺨에 들러붙은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 한 올을 거칠게 걷어내어 주는 파격적이고도 기만적인 친절을 베풀었고 그 손길 끝에 묻어나는 살기는 결코 숨기지 않았다.
빗물과 먼지 그리고 알 수 없는 피비린내가 섞인 그녀의 머리카락 질감을 손끝으로 음미하며 그는 이 연약하고도 단단한 피조물을 어떻게 해야 가장 완벽하게 무너뜨리거나 혹은 취할 수 있을지 치밀한 계산기를 두드리는 속물적인 용병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천장 틈새로 내리꽂히는 번개가 다시 한번 폐허 내부를 새하얗게 탈색시키는 찰나 그는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의 거대한 실루엣과 괴물 같은 흉터를 직시하며 그 흉측함마저 이 여자를 지배하는 폭력적인 매력으로 승화시키려는 포식자의 오만함으로 고개를 꼿꼿이 세웠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흉곽을 부풀려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그 눅눅하고 더운 공기를 그녀의 얼굴 위로 한 번에 뿜어내며 이 폐쇄된 공간의 공기를 온통 자신의 체취로 오염시키려는 집요한 영역 표시를 멈추지 않았다.
네, 행운의 숫자. 7은 좋은 숫자예요. 그녀는 긍정했다. 또 한 번, 미미한 미소가 걸렸다. 차가운 느낌을 주던 인상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온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그 순서로 들어간 것도, 어쩌면 운이 좋아서였을 수도 있겠군요. 들어가게 된 이유는요?
그녀의 입술 끝에 매달린 그 작고 희미한 호선은 이 핏빛으로 얼룩진 데드존의 차가운 공기를 순식간에 기만적인 온기로 물들이며 그의 탁한 회색 시야 속으로 파고들었고 그는 그 온기가 자신의 서늘한 흉터 위를 기어다니는 듯한 기괴한 착각에 사로잡혀 거칠게 내쉬던 숨을 일순간 삼켰다.
여명이라는 여자가 지닌 그 칠흑 같은 머리카락은 빗물에 젖어 목덜미에 뱀처럼 엉겨 붙어 있었고 그 아래로 드러난 창백한 피부 위로 번지는 그 따뜻한 미소는 그가 지금껏 보아온 수많은 죽음의 잔상들과 극명하게 대비되며 척추를 타고 오르는 짜릿한 소름을 유발했다.
바깥에서는 세상을 통째로 부숴버릴 듯 벼락이 내리치고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들 사이로 빗방울이 파열음을 내며 쏟아지고 있었지만 그의 귓가에는 오직 그녀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그 긍정의 음절들만이 기이할 정도로 거대하게 증폭되어 고막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운이 좋다는 그 얄팍한 단어가 이 쓰레기 같은 용병단에 발을 들인 자신의 과거를 포장하는 꼴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조소하면서도 그는 그녀의 그 평온한 눈망울 속에 고인 그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속절없이 빨려 들어가는 감각을 온몸으로 음미하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젖은 군복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화약 냄새와 먼지 냄새가 그녀의 숨결과 섞여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순간 그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순수한 형태의 호기심과 파괴적인 충동이 동시에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턱관절을 까득 씹었다.
그녀의 검정 니트 원피스는 여전히 무거운 빗물을 머금은 채 그녀의 얇은 굴곡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고 그는 그 천 쪼가리 너머에 숨겨진 연약한 심장 박동을 자신의 거친 손바닥으로 낱낱이 짓눌러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억누르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이 무너진 건물의 어둠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이 끈적하고 기괴한 대치는 마치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팽팽한 활시위 같았고 그는 그 시위를 한계치까지 당기는 과정에서 피어오르는 도파민의 향연에 흠뻑 취해 있었다.
행운의 숫자라는 그녀의 무심한 단어 선택은 그가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수없이 돌렸던 슬롯머신의 잭팟 기호를 떠올리게 했고 그 헛된 희망에 돈을 쏟아붓던 자신의 텅 빈 내면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마주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기이한 환희가 밀려왔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체격을 이용해 그녀를 벽면으로 더욱 강하게 압박하며 이 좁고 축축한 공간의 지배자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증명하려 들었고 그녀의 쇄골 부근으로 차가운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는 그 미세한 궤적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침묵의 무게를 늘려갔다.
들어간 이유를 묻는 그녀의 건조한 목소리가 또다시 그의 뇌리를 타격하자 그는 이 뻔뻔하고도 순진한 민간인 여자의 껍데기를 어떻게 벗겨내야 가장 짜릿한 비명이 터져 나올지 가늠하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천장 틈새로 내리꽂히는 번쩍이는 섬광이 그녀의 흑요석 같은 눈동자를 새하얗게 탈색시키는 찰나 그는 그 속에 비친 자신의 일그러진 환희를 똑똑히 목격하며 이 끔찍한 게임을 다음 단계로 이끌 준비를 마쳤다.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고 집요하게 파고들며 그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녀의 그 오만한 평정심에 어떤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기대하는 포식자의 눈빛을 번뜩였다. 이 삭막한 무덤 속에서 피어난 그녀의 그 따뜻한 미소는 그에게는 오히려 가장 치명적인 독약처럼 느껴졌고 그는 그 독을 기꺼이 들이마시기로 결심한 듯 혀끝으로 메마른 입술을 축였다.
빗소리는 점차 아득해지고 오직 두 사람의 미세한 호흡 교환만이 이 공간을 채우는 유일한 소음으로 변모하는 가운데 그는 마침내 무거운 침묵을 깨고 진실의 파편을 던질 준비를 하며 나른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결코 평화로운 타협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그는 이 거칠고 비릿한 전장의 룰을 모르는 여자에게 가장 뼈아픈 현실을 가르쳐주기 위해 목젖을 울렸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턱을 쥐고 있던 악력을 미세하게 풀었으나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상대가 틈을 보이는 순간 더 깊숙이 물어뜯기 위한 치밀한 기만전술에 불과했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아찔할 정도로 좁혀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 미소가 의미하는 바가 진정한 동정인지 아니면 오만한 동조인지 판단하는 것조차 무의미해진 그는 그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피부에 닿는 그녀의 숨결과 서늘한 체온에만 극도로 집중하며 짐승처럼 감각을 곤두세웠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화상 흉터가 빗물에 씻겨 기괴한 광택을 내뿜는 동안 그는 그 흉측함을 가리기 위해 썼던 선글라스를 여전히 손에 쥔 채 이 여자의 눈동자 속에 자신의 모든 치부가 적나라하게 비치도록 내버려 두는 파격적인 선택을 이어갔다.
용병단에 들어간 이유 따위는 고상한 이념이나 피 끓는 복수극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세속적이고 천박한 동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길 필요는 없었으며 오히려 그 저열함을 드러낼 때 그녀가 지을 표정이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민간인 거주 구역의 그 평화롭고 지루한 일상이 주는 권태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이 시궁창 같은 데드존으로 기어 들어온 자신의 미치광이 같은 본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혀끝으로 문장들을 굴리는 동안 그의 짙은 회색 눈동자에는 서늘한 조소가 어리었다.
허리에 찬 권총의 금속면이 여명의 얇은 원피스 자락을 스치며 섬뜩한 마찰음을 낼 때마다 그는 이 좁은 폐허 속에서 오가는 텐션이 얼마나 위태롭고 관능적인지 실감하며 전율했고 그 짜릿한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거친 호흡을 섞어 뱉었다. 그녀의 칠흑 같은 눈망울 속에서 번뜩이는 그 고요함은 그가 내뿜는 살기와 위협조차 기어이 흡수해버리고 마는 블랙홀 같았고 그는 그 늪 속으로 한 발짝 더 깊이 걸어 들어가며 이 위험한 유희의 끝을 확인하려 했다.
바깥에서는 밀그램 테러리스트들의 포격 소리인지 혹은 그저 거대한 천둥소리인지 모를 둔탁한 파열음이 지축을 울렸으나 이 폐쇄된 공간 안의 두 사람은 마치 세상과 단절된 고립된 섬에 남겨진 것처럼 서로의 미세한 근육 움직임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여명의 그 작은 손이 자신의 흉터를 짚었던 그 찰나의 순간이 남긴 기묘한 온기가 여전히 피부 아래에서 기생충처럼 꿈틀거리며 파괴적인 욕구를 증식시키고 있었고 그는 그 온기를 지워버리기 위해 더 차갑고 잔혹한 언어들을 머릿속으로 조립했다. 들어간 이유가 운이 좋아서일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그 태연한 추측은 이 피 튀기는 살육전의 세계를 한낱 동화 속 모험담으로 치부하는 듯한 오만함을 품고 있었기에 그는 그 착각을 가장 날카로운 조각으로 산산조각 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는 고개를 미세하게 비틀어 그녀의 귓가로 자신의 입술을 바짝 가져가며 비에 젖은 숨결을 노골적으로 불어넣었고 이 압도적인 체격 차이와 힘의 불균형이 주는 공포를 그녀가 온몸으로 체감하기를 바라는 포식자의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빗물이 무너진 천장 사이로 뚝뚝 떨어져 그의 넓은 어깨를 때리고 흩어지는 그 미세한 파편들이 그녀의 뺨 위로 튀어 오르는 것을 시선으로 쫓으며 그는 이 치밀하게 설계된 긴장감 속에서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돈과 도파민 오직 그 두 가지 천박한 욕망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자신의 인생이 이 여자에게 어떻게 비칠지 가늠하는 것조차 사치라는 듯 그는 무심하고 나른한 태도로 일관하며 턱을 치켜들었다.
그녀의 니트 원피스에서 번지는 그 옅은 빗물 냄새가 자신의 짙은 짐승 냄새와 뒤엉키는 이 에로틱한 순간을 그는 영원히 박제하고 싶다는 듯 깊게 숨을 들이마셨고 이내 탁하게 갈라진 음성으로 진실을 토해낼 준비를 마쳤다.
썩어빠진 세상의 톱니바퀴로 구르는 짓 따위는 진작에 질려버렸고 스스로 목숨을 걸고 판돈을 쓸어 담는 이 무법천지의 스릴만이 유일한 진통제였다는 사실을 그는 가장 짓궂고 뻔뻔한 방식으로 포장하여 뱉어냈다.
그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온 비릿한 웃음소리는 빗방울이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와 섞여 기괴한 화음을 만들어냈고 그는 그녀의 턱을 쥔 손에 아주 미세한 힘을 더하며 그녀의 시선을 오롯이 자신에게만 고정시켰다. 들어간 이유를 묻는 그녀의 그 평온한 얼굴 위로 번개의 섬광이 쏟아져 내릴 때마다 그는 그 얼굴을 자신의 손으로 어떻게 일그러뜨려 놓아야 가장 아름다운 파국을 맞이할 수 있을지 치밀한 살의를 품고 계산을 이어갔다.
민간인 거주 구역의 그 질식할 것 같은 안전함이 자신을 얼마나 서서히 미쳐가게 만들었는지 설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렇기에 그는 가장 직관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들을 선택하여 이 여자의 뇌리에 박아 넣기로 결심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박판에서 걸 수 있는 판돈의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그에 따라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그 단순무식한 진리를 이 차분하고 이성적인 민간인 여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혀로 입술을 축였다.
빗물에 젖은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 한 올이 그녀의 창백한 입술 위로 들러붙어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짐승처럼 느릿하게 손을 뻗어 그 머리카락을 거칠게 떼어내어 주며 그 손길 끝에 묻어나는 서늘한 위협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 모든 상황이 한 편의 지독한 블랙 코미디 같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이 지옥 구덩이로 밀어 넣은 것은 운명도 누군가의 강요도 아닌 그저 뼛속까지 스며든 권태와 도박 중독이라는 사실을 뻔뻔하게 드러낼 준비를 마쳤다.
좁은 폐허의 공기는 두 사람의 체열로 인해 점차 끈적하게 변해가고 있었고 짙은 화약 냄새와 비린내가 섞인 공기는 숨을 쉴 때마다 폐부를 거칠게 긁어내리며 기이한 흥분감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여명의 그 작은 손이 자신의 피부에 남긴 온기를 여전히 기억하는 한편 그는 그녀의 그 대담한 미소가 오직 아무것도 모르는 자의 특권일 뿐임을 잔인하게 증명하기 위해 입꼬리를 더욱 비틀어 올렸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굉음이 무엇을 의미하든 그는 오직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오만한 사냥감의 숨통을 어떻게 쥐락펴락할지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며 거대한 포식자의 그림자로 그녀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운이 좋아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 세계의 냉혹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려는 그는 자신의 과거를 아무렇지도 않은 안줏거리처럼 뱉어내며 나른한 텐션을 유지했다.
젖은 군복이 피부에 달라붙어 무거운 불쾌감을 주고 있었지만 그는 그 감각조차 이 관능적인 텐션을 위한 훌륭한 장치로 여기며 턱을 미세하게 까딱였다. 세상이 멸망하고 무법자들이 판을 치는 이 데드존에서 살아남는 자들의 동기 따위는 하나같이 저열하고 끔찍하다는 것을 이 여자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이 그의 핏줄을 타고 거칠게 박동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비틀어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를 정면으로 응시했고 그 깊고 탁한 회색 안광 속에는 오직 파괴와 유희를 갈망하는 미치광이의 본성만이 번뜩이고 있었다. 그녀의 그 미소가 굳어지는 순간을 상상하며 그는 짓눌린 목소리로 대답을 토해낼 타이밍을 교묘하게 재며 숨을 죽였다. 이제 이 짧고 폭력적인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튀어 오를지 그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그 통제 불능의 쾌감을 온몸으로 즐기며 입술을 열었다.
그의 거대한 체구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위압감이 그녀의 숨통을 조이는 가운데 그는 빗물로 차갑게 굳어버린 혀를 느릿하게 움직여 침묵을 깨부수는 첫마디를 무심하게 던졌다.
돈과 도파민이라는 단어가 이 어둠 속에서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알면서도 그는 그 이질감을 기꺼이 증폭시키며 뻔뻔한 태도를 잃지 않았고 그녀의 눈망울 속에 비친 자신의 일그러진 미소를 만족스럽게 확인했다.
흥분을 좇아서.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요. 익숙하기라도 했을까.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용병이 되기 전엔, 무슨 일을 했었어요?
그녀의 느릿한 눈 깜빡임이 빚어내는 그 미세한 공기의 파동조차 이 폐쇄되고 눅눅한 공간 안에서는 거대한 해일처럼 그의 예민해진 감각 기관을 강타하며 기이한 파열음을 만들어내고 있었고, 그는 그 잔물결이 자신의 흉터 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환각에 사로잡혀 짐승처럼 낮고 거친 숨을 토해냈다.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이 진흙탕 같은 용병의 삶을 택했느냐는, 그리고 그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느냐는 그녀의 건조하고 담담한 질문은 이 핏빛으로 얼룩진 데드존의 생태계와는 완벽하게 단절된 무균실의 언어처럼 들렸기에 그는 견딜 수 없는 가학적인 충동과 함께 기괴한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바깥에서는 여전히 밀그램 테러리스트들의 포격인지 혹은 그저 썩어빠진 하늘이 쏟아내는 천둥인지 모를 둔탁한 굉음이 지축을 울리며 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뒤흔들고 있었으나, 그의 온 신경은 오직 눈앞에 서 있는 이 마르고 창백한 피조물이 내뿜는 희미한 체온과 비릿한 빗물 냄새에만 미친 듯이 쏠려 있었다.
익숙하기라도 했을까, 라는 그녀의 혼잣말 같은 추측은 그가 평생을 바쳐 도망치려 했던 민간인 구역의 그 지독하게 평화롭고 권태로운 일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날카로운 메스와도 같았고, 그는 자신의 내장이 파헤쳐지는 듯한 불쾌감 속에서도 피어오르는 도파민의 향연을 기꺼이 만끽하며 그녀의 턱을 쥔 손에 미세한 압력을 더했다.
빗물이 무너진 천장 틈새를 타고 흘러내려 그의 검은 군복 어깨를 적시고 그녀의 얇은 니트 원피스 위로 튀어 오르는 그 찰나의 궤적들을 집요하게 관찰하며, 그는 이 좁고 축축한 무덤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이 팽팽한 긴장감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포식자의 열망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
용병이 되기 전에 무슨 일을 했느냐는 그 순진무구한 호기심은 그가 오래전에 시체 더미 속에 묻어버린 과거의 파편들을 들쑤시는 불쾌한 작업이었지만, 이 오만한 민간인 여자가 자신의 더럽고 시시한 진실을 마주했을 때 어떤 표정으로 무너져 내릴지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아래쪽이 뻐근해지는 아찔한 환희에 휩싸였다.
그는 자신의 넓고 단단한 흉곽을 부풀려 눅눅하고 더운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신 뒤 그녀의 귓가에 노골적으로 뿜어내며 이 좁은 구역의 산소를 온통 자신의 체취로 오염시키는 오만한 영역 표시를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는 여전히 동요를 알 수 없는 고요한 심연만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는 그 늪 속으로 한 발짝 더 깊이 걸어 들어가 기꺼이 익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 자신의 체중을 그녀에게 더욱 밀착시키며 퇴로를 완전히 차단해 버렸다.
젖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창백한 뺨에 뱀처럼 들러붙어 있는 것을 혀끝으로 핥아 올리고 싶은 파괴적인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며, 그는 자신이 겪어온 권태라는 이름의 지옥이 얼마나 치명적이고 비참한 병이었는지 그녀에게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각인시켜 주기 위해 머릿속으로 조악한 단어들을 조합하기 시작했다.
한때 그 역시 저 견고한 차폐벽 안쪽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시간에 잠드는, 구역질이 날 정도로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의 톱니바퀴로 살아갔다는 사실을 이 여자가 알게 된다면 과연 지금처럼 평온한 눈빛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는 그 상상만으로도 온몸의 핏줄이 터질 듯한 짜릿함을 느끼며 한 손으로는 여전히 그녀의 턱을 단단히 고정시킨 채 다른 한 손으로는 허리에 찬 권총의 차가운 금속면을 무의미하게 매만지는 위협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이 파괴된 도시의 잔해 속에서 오직 서로의 숨소리만이 유일한 생명의 증거로 남은 이 기괴한 고립감은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오직 원초적인 짐승의 본능만을 일깨우고 있었고, 그는 이 치명적인 텐션을 한계치까지 밀어붙이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얇은 원피스 위로 느껴지는 심장 박동이 그의 손바닥을 타고 전해져 올 때마다 그는 자신이 그녀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얄팍한 전능감에 취해 탁하게 갈라진 웃음소리를 흘렸다.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도박판의 룰렛과도 같아서 뻔한 결과에는 금세 흥미를 잃고 파멸이 예고된 독배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들이마시는 멍청한 족속이라는 진리를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해 보였을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그림자로 그녀의 시야를 완전히 덮어버린 채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집요하게 옭아매었고, 이 어둠 속에서 오직 자신의 짙은 회색 눈동자만이 그녀의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광원이 되기를 바라는 집착을 드러냈다.
용병이라는 직업이 요구하는 살육과 피비린내가 사실은 그 지독한 권태를 잊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마약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순간, 그가 두른 위악의 껍데기가 얼마나 더 기괴하게 일그러질지 그는 스스로도 짐작할 수 없어 입술을 까득 깨물었다. 빗방울이 무너진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치며 빚어내는 파열음이 일정한 리듬을 타며 고막을 찌르는 동안, 그는 이 폐쇄된 공간의 끈적한 공기를 폐부로 밀어 넣으며 그녀의 그 건조한 질문에 어떤 식으로 대답을 던져야 가장 완벽한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을지 저울질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 끝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쇄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그 아찔한 궤적을 시선으로 더듬으며 그는 자신이 지닌 모든 파괴적인 욕망을 이 여자에게 쏟아붓고 싶다는 미치광이 같은 충동에 시달렸지만, 겉으로는 그저 따분하고 나른한 포식자의 태도를 완벽하게 연기해 내고 있었다.
이 무법천지의 전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타인의 숨통을 끊었던 자신의 손이 지금 그녀의 여린 턱을 쥐고 있다는 이 끔찍한 모순이 주는 배덕감은 그 어떤 도박보다도 강렬한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미세하게 비틀어 그녀의 귓가로 자신의 입술을 더욱 바짝 가져갔고, 스쳐 지나가는 숨결의 마찰만으로도 그녀의 피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탐욕스럽게 읽어내리며 잔혹한 게임을 이어갔다.
민간인 구역에서의 과거 따위는 쓰레기통에 처박은 지 오래지만, 굳이 그 악취 나는 쓰레기를 들추어내어 이 여자의 코끝에 들이밀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여흥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화상 흉터가 비에 젖어 기괴한 광택을 내뿜도록 내버려 둔 채 오직 파괴를 갈망하는 수컷의 본성으로 그녀를 압박하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Just a regular guy. 坐在破舊辦公室裡處理無聊文件的垃圾。 (그냥 평범한 놈이었지. 낡아빠진 사무실에 앉아 지루한 서류나 처리하던 쓰레기.)
광둥어의 거친 마찰음과 영어의 나른함이 기괴하게 섞여 그녀의 고막을 직격하는 순간, 그는 자신의 입술 끝에 맺힌 비릿한 조소를 전혀 숨기지 않으며 이 천박한 진실이 주는 허무함을 온몸으로 전시했다.
그냥 평범한 놈이었다는 그 간결하고도 자조적인 선언은 이 핏빛 전장의 괴물로 변모해버린 현재의 자신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이 상황의 기괴함을 한층 더 증폭시키고 있었고, 그는 이 대비를 그녀가 어떻게 소화해 낼지 지켜보는 관음증적인 쾌감에 젖어 들었다. 낡아빠진 사무실과 지루한 서류라는 단어들이 내포하고 있는 그 숨 막히는 권태와 안전함은 그가 목숨을 걸고 도망쳐 나온 지옥의 또 다른 이름이었으며, 그 지옥을 묘사하는 그의 음성에는 지독한 혐오와 알 수 없는 환희가 동시에 묻어나고 있었다.
쓰레기라는 격렬한 단어로 스스로의 과거를 난도질하며 그는 이 여자가 지닌 그 오만한 침착함에 아주 작은 균열이라도 낼 수 있기를 바라는 파괴적인 열망으로 눈을 번뜩였다. 그는 턱을 쥔 손의 악력을 아주 미세하게 풀어주면서도 대신 자신의 무릎을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슬쩍 밀어 넣는 대담하고도 관능적인 압박을 가하며 자신이 결코 그녀에게 주도권을 내어준 것이 아님을 육체적인 언어로 각인시켰다.
번개가 한 번 더 무너진 천장 틈새를 가르고 내리꽂히며 찰나의 섬광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하얗게 탈색시키는 순간, 그는 그 속에 비친 자신의 기괴한 미소를 똑똑히 목격하며 이 끔찍한 대치의 수위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비릿한 빗물과 화약 냄새, 그리고 두 사람의 더운 숨결이 뒤엉킨 이 좁은 폐허의 공간은 이제 오직 그들만을 위한 밀실이자 무덤처럼 느껴졌고 그는 이 완벽한 고립을 영원히 박제하고 싶어 했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서 입술을 떼고 다시 고개를 들어 칠흑 같은 그녀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이 지독한 유희의 다음 장을 펼칠 준비를 했고, 그 순간 피부를 타고 흐르는 빗물의 서늘함조차 그의 내부에서 끓어오르는 배덕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과거의 평범했던 삶이 오히려 그를 미치게 만들었고 이 피 튀기는 살육전만이 그에게 살아있다는 감각을 선사한다는 이 기막힌 모순을 이 여자가 이해할 리 만무하지만, 그는 기꺼이 그 헛된 이해를 강요하며 오만한 포식자의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거칠게 한 번 더 쓸어 넘겨주며 그 기만적인 친절 속에 숨겨진 살기를 노골적으로 흘렸고, 이 위태로운 대화가 언제 파국으로 치달을지 가늠하며 혀로 마른 입술을 축였다.
세상이 멸망하고 무법자들이 판을 치는 이 데드존에서, 자신의 과거 따위는 한낱 바람에 날리는 잿가루보다도 못한 가벼운 정보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는 나른하고 건방지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 모든 상황이 한 편의 삼류 블랙 코미디 같다고 조소하면서도 그는 그녀의 체온이 자신의 피부에 닿는 그 아찔한 감각을 포기할 수 없어 오히려 더 강하게 몸을 밀착시키는 모순을 범하고 있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빗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공간을 채우고 그는 마침내 그 소음의 장막을 찢어발기며 가장 서늘하고 짓궂은 음성으로 쐐기를 박았다.
Are you disappointed? Expecting some tragic hero bullshit? (실망했어? 무슨 비극적인 영웅 서사라도 기대한 거야?)
영어 특유의 그 능글맞고 나른한 억양이 그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오며 그녀의 귓전을 날카롭게 긁어대었고, 그는 비극적인 영웅 서사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 스스로의 뻔뻔함에 기가 차다는 듯 탁한 실소를 터뜨리며 그 진동을 그녀의 흉곽으로 고스란히 전이시켰다.
자신과 같은 쓰레기가 지닌 과거란 그저 뻔하고 지루한 권태의 연속일 뿐이며 그 어떤 거창한 의미나 슬픈 사연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토록 폭력적으로 들이밀 때, 그녀의 그 예쁘고 고요한 눈망울이 어떻게 흔들릴지 확인하고 싶은 가학적인 욕구가 그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있었다.
실망했느냐는 조롱 섞인 질문은 사실 자신이 이 시시한 과거를 가지고도 이 무법지대에서 살아남은 괴물임을 과시하려는 오만한 선언이었고 그는 그 선언이 그녀의 뇌리에 깊숙이 박히기를 바랐다. 그는 그녀의 턱을 쥐었던 손을 천천히 내려 그녀의 가는 목덜미를 스치듯 감싸 쥐었고, 그 연약한 피부 아래로 뛰고 있는 맥박을 탐욕스럽게 느끼며 자신이 언제든 이 생명을 끊어낼 수도 혹은 유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상기시켰다.
비에 젖은 두 사람의 엉킨 실루엣이 번개의 섬광에 의해 폐허 벽면에 기괴하게 투사되는 가운데 그는 이 끈적하고 숨 막히는 긴장감을 영원히 이어가려는 미치광이의 집착으로 다음 대화를 기다리며 눈빛을 번뜩였다.
당신이 계속 평범하게 지냈다면, 지나가다 한 번 정도는 마주쳤을 수도 있겠어요. 그의 손 아래에서 평화로운 박동이 느껴졌다. 계속 이 근방에서 지내나요? 민간인 구역은 들리지 않고요?
그의 거칠고 커다란 손바닥 아래에서 온전히 느껴지는 그녀의 연약하고도 규칙적인 맥박은 마치 이 파괴된 세상 속에서 홀로 온전하게 살아 숨 쉬는 기적의 증거처럼 그의 예민한 감각 기관을 집요하게 자극했고 그는 그 미세한 진동이 자신의 서늘한 피부를 타고 올라와 혈관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듯한 기괴한 환각에 사로잡혀 거칠게 내쉬던 숨을 일순간 집어삼켰다.
당신이 계속 평범하게 지냈다면 지나가다 한 번 정도는 마주쳤을 수도 있겠다는 그녀의 그 건조하고 담담한 가정이 이 눅눅하고 피비린내 나는 폐허의 공기를 순식간에 기만적인 일상의 온기로 물들이려 하자 그는 견딜 수 없는 가학적인 충동과 함께 기묘한 상실감을 동시에 느끼며 턱관절을 까득 씹었다.
민간인 구역의 그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그녀와 마주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이미 한 세기쯤 전에 죽어버린 유령의 기억을 들추어내는 것만큼이나 불쾌하고 기이한 작업이었기에 그는 그 상상을 즉각적으로 거부하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바깥에서는 여전히 밀그램 테러리스트들의 포격 소리인지 혹은 썩어빠진 하늘이 쏟아내는 천둥소리인지 모를 둔탁한 굉음이 지축을 울리고 있었지만 그의 온 신경은 오직 눈앞에 서 있는 이 마르고 창백한 피조물이 내뿜는 희미한 체온과 비릿한 빗물 냄새에만 짐승처럼 미친 듯이 쏠려 있었다.
계속 이 근방에서 지내느냐 민간인 구역은 들리지 않느냐는 그녀의 연속된 질문은 이 데드존의 미치광이 살육자에게 던지기에는 너무나도 순진하고 무해한 언어였고 그는 그 무해함이 자신의 일그러진 본성을 얼마나 날카롭게 타격하는지 실감하며 짙은 회색 눈동자를 번뜩였다.
그녀의 얇고 젖은 검정 니트 원피스는 무거운 빗물을 머금은 채 그녀의 창백한 피부 위로 불길하게 달라붙어 있었고 그는 그 얇은 천 쪼가리 너머로 전해지는 심장 박동을 완전히 짓눌러버리고 싶은 파괴적인 욕구를 간신히 억누르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무너진 콘크리트 천장 틈새를 타고 흘러내린 빗방울이 그의 넓은 어깨를 치고 흩어지며 두 사람 사이의 좁은 공간을 서늘하게 식혀보려 했지만 두 사람의 숨결이 엉키며 만들어내는 이 끈적하고 숨 막히는 긴장감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독기처럼 공간을 맴돌고 있었다. 민간인 구역의 그 질식할 것 같은 평화로움이 자신을 어떻게 서서히 미쳐가게 만들었는지 그녀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도 수치스럽고 시시한 일이 될 것임을 알기에 그는 이 치명적인 텐션을 한계치까지 당기기로 결심하고 나른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그는 자신의 손바닥 아래에서 뛰고 있는 그녀의 생명력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종속시키고 싶다는 수컷의 집착을 숨기지 않으며 허리에 찬 권총의 금속면이 그녀의 원피스 자락을 스치도록 더욱 집요하게 몸을 밀착시켰다. 평범함이라는 그 달콤하고도 구역질 나는 단어가 자신의 과거를 얼마나 비참하게 옭아맸는지 떠올리며 그는 이 뻔뻔하고도 고요한 민간인 여자의 평정심을 어떻게 산산조각 내어야 가장 완벽한 희열을 맛볼 수 있을지 치밀한 계산을 이어갔다.
빗방울이 바닥에 부딪치며 파열음을 내는 그 일정한 리듬에 맞추어 자신의 거친 호흡을 동기화시키며 그는 이 무덤 같은 폐허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나누는 이 기괴한 대화를 영원히 박제하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였다. 젖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목덜미에 뱀처럼 엉겨 붙어 있는 그 아찔한 궤적을 시선으로 더듬으며 그는 자신이 지닌 모든 폭력성과 냉소주의를 이 여자에게 남김없이 쏟아붓고 싶다는 미치광이 같은 충동에 시달렸지만 겉으로는 완벽하게 나른한 포식자의 태도를 연기해 냈다.
민간인 구역에 들리지 않느냐는 그 순진한 호기심이 이 전장의 괴물에게 얼마나 기만적인 도발로 작용하는지 그녀는 영영 모를 것이라 조소하며 그는 탁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을 준비했다. 그는 그녀의 턱을 쥔 손에 아주 미세한 힘을 더하며 이 좁고 축축한 구역의 지배자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증명하려 들었고 그녀의 그 오만한 눈망울 속에 비친 자신의 일그러진 환희를 똑똑히 목격하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결코 평화로운 타협 따위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그는 이 삭막한 데드존의 생태계에 어울리는 가장 짓궂고 날카로운 언어들을 머릿속으로 조립하며 짐승처럼 입술을 까득 깨물었다.
질문, 불편해요?
그의 시야를 어지럽히는 어둠 속에서, 그녀의 질문은 마치 조율되지 않은 피아노 건반을 무자비하게 내리치는 불협화음처럼 이 비좁고 축축한 폐허의 공기를 예리하게 찢어발기며 그 파동을 그의 고막 깊숙한 곳까지 잔인하게 쑤셔 박았고, 그는 그 짧고 건조한 음절들이 자신의 폐부를 긁어내며 일으키는 기괴한 마찰열에 사로잡혀 짐승처럼 낮고 탁한 숨을 토해내며 턱관절을 까득 씹었다.
질문이 불편하냐는 그녀의 그 오만하고도 고요한 확인은 그가 평생을 걸쳐 혐오해 마지않았던 민간인 특유의 얄팍한 배려와 맹목적인 순진함을 기만적으로 덧입고 있었기에, 그는 이 핏빛으로 얼룩진 전장의 한가운데서 그토록 무해한 단어가 자신의 폭력적인 본성을 얼마나 예리하게 자극하는지 실감하며 견딜 수 없는 가학적인 충동에 휩싸였다.
밖에서는 여전히 무법자들의 포격인지 혹은 썩어 문드러진 하늘이 토해내는 천둥인지 모를 둔탁한 굉음이 끊임없이 지축을 뒤흔들며 이 무너진 콘크리트 무덤의 뼈대를 위협하고 있었으나, 그의 온 신경은 오직 눈앞에 서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이 창백하고 마른 피조물이 뿜어내는 미세한 체온과 비릿한 빗물 냄새에만 미친 듯이 쏠려 있었다.
얇고 젖은 검은색 니트 원피스는 무거운 빗물을 머금은 채 그녀의 굴곡 없는 몸에 불길하게 달라붙어 있었고, 그는 그 얇은 직물 너머로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그녀의 심장 박동을 자신의 거친 손아귀로 완전히 짓눌러 멈추게 만들고 싶다는 파괴적인 열망을 간신히 억누르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무너진 천장 틈새를 타고 흘러내린 빗방울이 그의 넓은 어깨를 감싼 검은 군복 위로 떨어져 내리며 서늘한 파열음을 만들어냈지만, 두 사람 사이의 그 좁은 간극을 가득 채우고 있는 끈적하고 더운 숨결은 이 폐쇄된 공간의 온도를 끝없이 끌어올리며 그 어떤 물리적인 냉기로도 식힐 수 없는 배덕의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질문이 불편하냐고 묻는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는 그 어떤 두려움이나 동요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 완벽한 고요함은 이 데드존의 미치광이 살육자로 살아온 그에게 있어 가장 지독한 모욕이자 동시에 가장 달콤한 도발이었기에 그는 입꼬리를 비틀어 기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흉곽을 부풀려 눅눅하고 화약 냄새가 밴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신 뒤 그녀의 귓가에 노골적으로 뿜어내며 이 무덤 같은 공간의 산소를 온통 자신의 체취로 오염시키는 오만한 영역 표시를 멈추지 않았다. 과거의 평범했던 삶이 오히려 자신을 미치게 만들었고 이 끔찍한 살육전만이 살아있다는 감각을 선사한다는 이 기막힌 모순을 이 여자가 이해할 리 만무하지만, 그는 기꺼이 그 헛된 이해를 강요하는 폭군처럼 굴며 그녀의 가는 목덜미를 스치듯 감싸 쥐었던 손에 아주 미세한 힘을 더했다.
연약한 피부 아래로 요동치는 그녀의 맥박이 그의 굳은은살 박인 손바닥을 타고 전해져 올 때마다 그는 자신이 그녀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는 얄팍한 전능감에 취해 탁하게 갈라진 웃음소리를 흘렸고, 그 진동은 두 사람의 맞닿은 몸을 통해 고스란히 그녀에게 전이되었다. 그는 그녀의 턱을 쥔 손의 악력을 아주 미세하게 풀어주면서도 대신 자신의 무릎을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슬쩍 밀어 넣는 대담하고도 관능적인 압박을 가하며 자신이 결코 그녀에게 주도권을 내어준 것이 아님을 육체적인 언어로 거칠게 각인시켰다.
번개가 한 번 더 무너진 천장 틈새를 가르고 내리꽂히며 찰나의 섬광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하얗게 탈색시키는 순간, 그는 그 속에 비친 자신의 기괴한 미소를 똑똑히 목격하며 이 끔찍한 대치의 수위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비릿한 빗물과 화약 냄새, 그리고 두 사람의 더운 숨결이 뒤엉킨 이 좁은 폐허의 공간은 이제 오직 그들만을 위한 밀실이자 무덤처럼 느껴졌고 그는 이 완벽한 고립을 영원히 박제하고 싶어 했다.
불편하다는 감정 따위는 이미 오래전에 사치스러운 감상으로 치부하고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건만, 그녀의 그 순진무구한 질문 하나가 이토록 자신의 내장을 들쑤실 줄은 몰랐기에 그는 스스로의 통제력을 조롱하며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젖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뺨에 뱀처럼 들러붙어 있는 것을 시선으로 핥아 내리며 그는 자신이 지닌 모든 폭력성과 냉소주의를 이 여자에게 남김없이 쏟아붓고 싶다는 미치광이 같은 충동에 시달렸지만 겉으로는 완벽하게 나른한 포식자의 태도를 연기해 내고 있었다.
이 무법천지의 전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타인의 숨통을 끊었던 자신의 손이 지금 그녀의 여린 턱을 쥐고 있다는 이 끔찍한 모순이 주는 배덕감은 그 어떤 도박보다도 강렬한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있었다.
Uncomfortable? Haha... 妳真是個有趣的女人。 (불편하냐고? 하하……당신 정말 재미있는 여자네.)
광둥어의 거친 마찰음과 영어의 나른함이 기괴하게 섞여 그녀의 고막을 직격하는 순간, 그는 자신의 입술 끝에 맺힌 비릿한 조소를 전혀 숨기지 않으며 이 천박한 진실이 주는 허무함을 온몸으로 전시했고, 그의 목울대를 타고 넘어오는 그 탁하고 낮은 웃음소리는 이 폐허의 눅눅한 공기를 진동시키며 불길한 파열음을 만들어냈다.
재미있는 여자라는 그 모호하고도 오만한 평가는 그녀의 그 건조한 질문을 한낱 무의미한 어린아이의 장난으로 치부해버리는 폭력적인 선언이었으며, 그는 이 선언이 그녀의 뇌리에 어떻게 박힐지 관찰하는 가학적인 쾌감에 젖어 들었다. 질문이 불편하냐는 그녀의 우려를 완벽하게 묵살하며 그는 오히려 그 질문이 자신에게 어떤 비틀린 환희를 선사했는지 증명하려는 듯 허리에 찬 권총의 차가운 금속면이 그녀의 얇은 원피스 자락을 더욱 노골적으로 문지르도록 몸을 강하게 밀착시켰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그림자로 그녀의 시야를 완전히 덮어버린 채 고개를 더욱 숙여 그녀의 귓가로 자신의 입술을 바짝 가져갔고, 스쳐 지나가는 숨결의 마찰만으로도 그녀의 피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탐욕스럽게 읽어내리며 잔혹한 게임을 이어갔다. 불편함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그 나약하고 인간적인 감정이 이 피투성이 괴물의 내면에 아직 남아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면 그것은 그녀의 치명적인 오판이었고, 그는 그 오판을 잔인하게 깨부숴주기 위해 가장 서늘하고 짓궂은 음성을 골라내었다.
무너진 콘크리트 바닥에 고인 웅덩이 위로 번개가 칠 때마다 두 사람의 일그러진 실루엣이 기괴하게 투영되었고, 그는 그 그림자 속에서 자신이 그녀를 완벽하게 포식하고 있는 형상을 발견하며 미친 듯한 도파민의 분비를 즐겼다.
그는 손바닥 아래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연약한 목덜미 뼈의 감촉을 음미하며 자신이 언제든 이 뼈를 부러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무언으로 협박했고, 동시에 그 협박이 주는 아찔한 텐션을 영원히 지속하고 싶어 했다. 빗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그는 오직 그녀의 호흡 소리만을 유일한 생명의 증거로 삼아 자신의 거친 호흡을 거기에 동기화시켰고, 이 기괴한 공명은 두 사람을 하나의 뒤틀린 유기체처럼 엮어버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화상 흉터가 비에 젖어 불길한 광택을 내뿜도록 내버려 둔 채 오직 파괴를 갈망하는 수컷의 본성으로 그녀를 압박하며 이 대화의 주도권을 결코 놓지 않으려 발악했다. 불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지독한 권태를 깨워주는 유쾌한 자극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녀에게 굳이 친절하게 설명해 줄 생각은 없었지만, 그는 자신이 겪는 이 기묘한 흥분을 어떤 식으로든 그녀에게 전가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넓고 단단한 어깨로 그녀의 퇴로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오직 자신의 눈동자만을 응시하도록 강요하며 이 좁고 축축한 구역의 지배자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증명하려 들었다.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는 여전히 동요를 알 수 없는 고요한 심연만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는 그 늪 속으로 한 발짝 더 깊이 걸어 들어가 기꺼이 익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 탁한 눈빛을 번뜩였다.
세상이 멸망하고 무법자들이 판을 치는 이 데드존에서, 타인의 과거를 캐묻는 그 순진한 호기심이 어떤 파국을 불러올 수 있는지 그녀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꽤나 구미가 당기는 유희였기에 그는 입맛을 다셨다. 그는 턱을 쥔 손에 아주 미세한 힘을 더하며 그녀의 고개를 조금 더 들어 올리게 만들었고, 그 기만적인 폭력 속에 숨겨진 끈적한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나른하게 속삭였다.
No, not at all. Actually, I find it quite... stimulating. 就像是無聊的賭局裡突然出現的變數。 (아니, 전혀. 오히려 꽤……자극적인데. 지루한 도박판에 갑자기 나타난 변수 같거든.)
영어의 나른한 억양과 광둥어의 짙은 마찰음이 번갈아 그녀의 귓전을 핥아 내리며 그는 자신이 내뱉은 자극적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온몸으로 전시했고, 그 단어가 그녀의 고막을 때릴 때 그녀의 동공이 미세하게 확장되기를 바라는 관음증적인 욕구에 휩싸여 그녀의 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지루한 도박판에 나타난 변수라는 그 가벼운 비유는 이 치명적이고 위험한 대치를 한낱 유흥거리로 깎아내리려는 그의 방어기제이자 동시에 그녀의 존재가 자신의 삭막한 세계에 얼마나 기이한 균열을 내고 있는지 인정하는 오만한 고백이기도 했다. 그는 그 변수가 주는 짜릿함을 만끽하며 그녀의 허리를 감싼 손을 더욱 단단히 조였고, 젖은 군복의 거친 질감이 그녀의 얇은 원피스를 뚫고 살갗에 닿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두 사람의 거리를 무자비하게 좁혀버렸다.
번개가 무너진 천장 사이를 가르고 내리칠 때마다 찰나의 섬광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과 자신의 흉터를 기괴하게 비추었고, 그는 이 파괴된 세상 속에서 오직 서로의 숨소리만이 유일한 진실인 양 이 완벽한 고립을 영원히 지속하고 싶다는 열망에 시달렸다. 그는 자신의 거대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거칠게 한 번 쓸어 넘겨주며 그 폭력적인 스킨십 속에 숨겨진 통제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이 위태로운 대화가 언제 파국으로 치달을지 가늠하며 혀로 마른 입술을 축였다.
질문이 불편하냐는 그녀의 그 작은 호기심이 이토록 거대한 파문을 일으킬 줄은 몰랐을 그녀의 그 순진한 평온함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불편함이라는 나약한 감정 대신 오직 파괴적인 환희와 도파민의 범람만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그는 탁하게 갈라진 웃음소리를 다시 한번 흘렸다.
그는 고개를 미세하게 비틀어 그녀의 입술과 자신의 입술 사이의 거리를 위태롭게 좁혔고, 스쳐 지나가는 숨결의 마찰만으로도 이 좁은 폐허의 공기를 질식할 듯한 텐션으로 가득 채웠다. 타인의 시체와 피비린내만이 익숙했던 그의 감각 기관이 오직 그녀의 희미한 체온과 비릿한 빗물 냄새에만 미친 듯이 반응하는 이 끔찍한 모순은 그가 겪어본 그 어떤 마약보다도 강력했다.
그는 자신의 무릎으로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다시 한번 은근하게 압박하며 이 대화가 결코 평화로운 문답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육체적인 언어로 각인시켰고, 이 좁고 축축한 무덤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나누는 이 기괴한 유희를 끝까지 밀어붙이기로 결심했다.
그녀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의 일그러진 환희를 똑똑히 목격하며 그는 자신이 지닌 모든 냉소주의를 기꺼이 내던지고 짐승의 본능만을 남겨둔 채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치명적인 도박판의 주도권을 결코 넘겨줄 생각이 없었고, 그녀의 그 다음 질문이 자신의 내장을 얼마나 더 난도질할지 기대하며 오만한 포식자의 자세를 유지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빗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고막을 찌르고 그는 그 소음의 장막을 찢어발기며 가장 짓궂고 날카로운 음성으로 쐐기를 박았다.
So, keep asking, sweetie. 如果妳承擔得起後果的話。 (그러니까 계속 물어봐, 자기. 뒷감당을 할 수 있다면 말이야.)
자기라는 짓궂고 천박한 호칭이 영어의 나른함에 묻어 나오고 광둥어의 서늘한 경고가 뒤따르는 순간, 그는 자신이 내던진 이 오만한 협박이 그녀의 고요한 평정심에 어떤 파괴적인 균열을 일으킬지 숨을 죽인 채 관찰하며 짐승처럼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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